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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아파트 ‘얼음장’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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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아파트 ‘얼음장’ 풀리나

입력
2016.12.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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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매가격 7개월째 상승세

신규 아파트 중소형 집중 공급 탓

희소가치 높아지며 부활 조짐

세대통합거주 증가도 한몫

“시장 침체기 땐 가격 하락 커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해야”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들어서는 ‘청주가경 아이파크’의 최고 경쟁률은 이례적으로 중대형 평형에서 나왔다. 1일 진행된 청약에서 2가구 모집에 58명이 몰린 112㎡B와 11가구 모집에 238명이 청약한 114㎡평형이 각각 29.0대 1과 21.2대 1로, 전 평형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의 평균 경쟁률이 13.3 대 1인 점을 감안하면, 중대형 평형이 수요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인식을 불식시킨 셈이다. 이 아파트는 이 일대에서 10여년만에 들어서는 신규 단지로, 전체 가구의 56.7%(513가구)가 중대형 평형으로 이뤄져 있다.

‘찬밥’ 신세로 전락한 중대형 평형 아파트가 주택시장에서 다시 조금씩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중소형 평형이 집중적으로 공급된 탓에 희소가치가 높아진 게 배경이다.

최근 매매가격을 보면 중대형 평형(전용면적 85㎡ 초과)에 변화가 감지된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면적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에서 지난달 전용 85㎡초과~102㎡이하 평형이 0.24%로, 60㎡(0.25%)이하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102~135㎡, 135㎡초과 평형도 각각 0.24%, 0.18% 상승률을 보였다. 중대형 평형은 4월 마이너스 변동률에서 벗어나 7개월 째 상승 중이다.

이런 중대형 평형의 부활 조짐은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중소형을 중심으로 이뤄진 영향이 크다. 2007년 전체 아파트 분양물량의 36.4%를 차지하던 중대형 아파트 공급은 2010년 20% 밑으로 떨어지며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바닥(7.4%)을 친 뒤 올해는 소폭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7.7%에 머물고 있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일정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자녀 양육을 부모에게 의존하는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탓이다. 실제 올해 중대형 평형 청약 경쟁률이 전국 평균(14.4대 1)을 뛰어 넘은 경기 남양주(35.1대 1) 경기 화성(23.5대 1) 충북 청주(19.6대 1) 제주(202.5대 1) 등은 셋째 아이 이상 출생아 수가 가장 많은 전국 상위 10개 지역(2015년 기준)에 포함된 지자체였다. 수도권에서 2번째로 다자녀 가구가 많은 경기 용인시의 경우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집중되다 보니, 현재도 전체 가구의 35.3%(8만1,187가구)가 중대형 평형으로 이뤄져 있다. 전국 평균(16.8%)의 2배 이상 중대형 가구가 몰려 있는 셈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거주하는 ‘세대통합 거주’ 형태가 늘고 있는 추세여서,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큰 평형의 인기가 높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소형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중소형에 비해 3.3㎡당 집값이 낮아진 것도 중대형을 찾는 이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배경이다.

그렇다고 중대형 아파트가 제2의 전성기를 맞길 기대하긴 무리다.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을 넘기 힘든 데다, 건설사의 특화설계로 소형 아파트의 강점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어서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중대형 평형은 특히 시장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이 크고 환금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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