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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인 기준 연령 18세로 하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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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인 기준 연령 18세로 하향 추진

입력
2018.03.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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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ㆍ흡연 등은 현행 20세 유지

【우라야스=AP/뉴시스】일본 우라야스 디즈니랜드에서 지난해 1월9일 성년이 된 여성들이 전통 기모노를 입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우라야스=AP/뉴시스】일본 우라야스 디즈니랜드에서 지난해 1월9일 성년이 된 여성들이 전통 기모노를 입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일본 정부가 성인 기준 연령을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절차나 관행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 일본에선 “세계적 추세보다 한참 늦어졌다”며 146년만의 성인연령 교체를 반기고 있다. 다만 음주ㆍ흡연ㆍ공공 도박장 이용은 20세 이상인 현행 규정을 유지해 부작용을 막기로 했다.

14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민법개정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2년 4월부터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자격증이나 면허취득 기준이 20세에서 18세로 조정된다. 일본에서 성인기준 연령이 바뀌는 것은 메이지(明治)시대인 1896년 이후 처음이다. 메이지정부 초기 법률인 태정관포고(太政官布告)에 ‘한 사람이 성장한 연령’을 20세로 결정한 뒤 현재까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준 변경이 논의된 것은 보수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한 뒤 헌법 개정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부터다. 2007년 5월 제1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개헌 이슈를 띄우며 국민투표법상 투표권을 ‘18세 이상’으로 넓힌다고 선언, 선거권이나 성인연령 수정을 검토하게 된 것이다.

세계 추세로 봐도 일본 정부 결정은 뒤늦은 측면이 많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등 47개주와 수도 워싱턴이 18세를 성인 기준으로 삼고 있다. 영국도 과거 기마용 도구 착용 가능연령인 21세가 1969년 18세로 낮춰졌다. 중국은 ‘지적으로 충분히 판단능력이 있는’나이로 18세를 성인으로 규정했다. 한국은 성인 기준 나이가 19세다.

일본에서 법이 바뀌면 소념범으로 간주해 보호하던 18~19세 범법자가 일반 성인범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 일본에선 잔혹하고 엽기적인 소념범죄로 사회가 충격에 빠진 경우가 적지 않아 향후 법 집행이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소념 범죄자를 어른과 똑같이 다루면 재범을 막을 수 있다”는 찬성 의견과 소년원 재범률이 성인보다 낮다는 통계를 근거로 “소년 재범을 막기 위한 교육기회가 사라진다”는 반대가 맞서 법무성이 가을까지 후속절차를 결정키로 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소비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18세 이상이면 금융기관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하게 된다. 다만 ‘어린 성인들’이 악질 상행위에 휘말릴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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