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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내 SNS 뒤흔든 ‘썰’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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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내 SNS 뒤흔든 ‘썰’ 8개

입력
2017.12.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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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힘입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파급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실시간 소통 가능한 SNS는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실제 SNS는 누구도 몰랐던 사회의 어두운 면모를 조명한 반면, 거짓 정보로 대중들의 혼란도 야기시킨다. 아울러 누군가에겐 평소 말 못할 사연을 마음껏 얘기하는 ‘대나무숲’이 됐고, 다른 누군가에겐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창작의 장’이 됐다. 2017년 국내 SNS를 뒤흔든 ‘썰’(이야기) 8개를 살펴봤다.

1. 2017년 4월 북폭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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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7일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

올해 상반기 국내 SNS는 이른바 ‘4월 북폭설’로 뜨거웠다. 미국이 지난 4월 북한을 폭격해 한반도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인다는 시나리오였다. 북폭설의 불씨는 일본 누리꾼 A씨의 인터넷 블로그로에서 흘러 나왔다. A씨가 텔레지전과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 등을 수집해 4월 북폭설에 대한 거짓 이야기를 꾸며냈고, 이 내용이 당시 날선 발언을 주고 받던 김정은(사진)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립 구도와 맞물리면서 가짜뉴스로 둔갑했다.

여기에 일부 극우성향 누리꾼들이 김일성 북한 전 주석 생일까지 연관시킨 가운데 4월 북폭설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됐지만 결국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폭설이 한창 퍼지던 지난 4월 11일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전파되고 불안을 만드는 게 위험하다”며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2. 19대 대선 사전투표용지 논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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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일이었던 지난 5월4일, SNS는 “정상적인 사전투표용지(사진)와 위조된 사전투표용지가 2가지로 출력됐다”는 내용의 뜬소문으로 시끄러웠다. 투표용지는 후보자 이름 칸이 붙은 용지와 떨어진 용지, 총 2가지가 있는데 붙은 용지에 투표하는 건 무효니 투표 전 꼭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거짓으로 밝혀진 이 뜬소문에선 “사전 투표에서 나온 표를 조작해 (보수여당이) 정권 교체를 막으려 한다”가 이야기가 덧붙으며 정파 싸움으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였다. 특히 낙선 후보 캠프나 지지자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선거 불복 선언’ 등을 감안하면 쉽게 넘길 내용이 아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전투표 다음 날인 5일 SNS에 “의혹이 제기된 다수 투표소에서 선관위 협조 하에 투표 용지 출력을 확인해 봤다”며 “안심하세요”라는 글을 올리고 유권자들을 진정시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의혹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확산시켜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 없도록 유권자의 협조를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뜬소문 유포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실제 중선관위는 대선이 끝난 뒤 루머 최초 유포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3.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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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엔 한 무리의 동급생들에게 폭행 당해 피투성이가 된 여중생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와 큰 논란이 됐다. 경찰 조사를 통해 공개된 당시 폐쇄회로(CC)TV 장면(사진)은 충격적이었다. 여중생 4명이 각목과 유리병 등으로 피해 여학생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거나 방관하고 있었다.

사건 뒤 가해자들이 보인 뉘우치지 않는 듯한 태도는 처벌 여론을 더 키웠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소년법 강화 청원 글은 참가자 수 29만명을 돌파하면서 청와대가 직접 답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SNS에서는 “나도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폭로 글이 잇따랐다. 현재 가해 학생들은 상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4. 동서울터미널 남자화장실 괴담

온라인 커뮤니티 인벤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인벤 캡처

지난 9월 SNS에서 ‘동서울 터미널 화장실 무서웠던 썰’이라는 제목의 오싹한 글이 확산됐다. 한 남성이 터미널 남자 화장실 양변기 칸에 들어가 옆 칸 남성을 몰래 촬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온라인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내용이 다소 허무맹랑하고, 남성을 대상으로 한 몰카 범죄가 흔치 않다는 점도 불신의 이유가 됐다. 도시괴담처럼 퍼지던 이 이야기는 지난 10월 반전을 맞았다. 한 40대 남성이 동서울터미널 3층 남자 화장실에서 양변기 칸 너머로 옆 칸 남성을 몰래 촬영하다가 현장 체포된 것.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유포하려고 한 건 아니고 소장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5. 한샘 성폭행 논란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 11월 온라인은 한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진 성폭행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가구업체인 ‘한샘’의 한 신입 사원이 회식 자리에서 남직원에게 몰래카메라 피해를 당한 데 이어 성폭행 피해 수습 책임 직원과 또 다른 상사로부터 2, 3차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SNS에선 한샘측 입장을 표명하는 의견이 줄을 이었지만 한샘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샘이 어렵게 입을 뗀 건 언론이 이 사건에 주목하면서였다. 논란이 커지자 한샘은 뒤늦게 책임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SNS에서는 ‘뒷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피해 직원은 한샘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6. 슈퍼문은 대재앙의 징조?

밀라노(이탈리아)=EPA 연합뉴스
밀라노(이탈리아)=EPA 연합뉴스

수퍼문(SuperMoon)은 공전을 통해 지구와 가까워진 보름달 무렵의 달이 평소보다 최대 20% 커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전 세계에서 일정 주기로 관찰된다. 수퍼문이 뜰 때마다 SNS에선 지구의 앞날을 걱정하는 여론이 고개를 든다. 달의 끄는 힘(인력)이 평소보다 지구에 더 큰 영향을 미쳐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2주 뒤 수퍼문이 뜬 것을 언급하며 ‘수퍼문=대재앙’을 확정된 사실처럼 퍼뜨리고 있지만 이는 우연의 일치라는 게 많은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더구나 수퍼문이란 개념이 천문학계에 등장한 건 채 40년이 되지 않았다. 수퍼문은 1979년 미국 천문학자 리처드 노울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발표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 받지 못 했다. 수퍼문이 지금처럼 대재앙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뒤다.

7. 배우 박수진, 산부인과 특혜 논란

지난 11월 SNS에선 배우 박수진(사진)의 산부인과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그가 쌍둥이를 출산할 당시 일반인 출입이 까다로운 산부인과 신생아실에 음식물을 무단 반입하고, 시댁 식구를 들여보내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뒤늦게 확산되면서다. 원 글은 지난 5월 한 육아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논란이 커지자 박수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큐베이터 입원 순서와 관련된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문제의 산부인과가 있는 삼성서울병원도 “특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로운 주장은 또 나왔다. 이른바 ‘A셀 버티기’ 논란이었다. A셀은 산부인과 내 제1치료실을 뜻하는 용어다. 주로 위독한 아기들이 이곳에 머무는 데, 박수진의 쌍둥이는 전혀 그런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박수진과 배용준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번 논란은 해당 산부인과가 있는 삼성서울병원 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26일 기준 누리꾼 6만7,000여명이 동참했다.

8. 댓글 조작과 옵션열기

네이버 캡처
네이버 캡처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대북심리전 명목으로 국내 온라인에서 수년간 댓글 공작을 펼친 사실이 일부 사실로 확인된 가운데,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지난 7일 “여전히 댓글부대가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김 총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그 증거로 “포털 사이트에서 ‘옵션열기’를 검색해보라”고 말했다.

김 총수에 따르면 댓글 부대원들이 공작용 댓글을 마우스로 긁어 복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댓글쓰기 창에 있는 버튼(‘옵션열기’)까지 복사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곧 누군가가 같은 내용의 댓글을 반복적으로 퍼다 날랐음을 보여주는 간접 증거라는 것이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서 옵션열기를 검색하면 이 단어가 포함된 댓글 수백 개가 검색된다.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옵션열기라는 단어가 포함된 댓글이 많다고 해서 이를 곧장 댓글부대의 존재와 연결 짓는 건 확대 해석이라는 것. 이런 반박에 대해 김 총수는 “내가 라디오에서 ‘옵션열기’를 언급한 뒤 이 단어가 포함된 댓글 수 천여 개가 순식간에 삭제됐다”며 재반박하기도 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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