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아볼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큰 글씨로 내 이름을 써두곤 했다
당신만 알아볼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깊어진 글씨로
내 이름을 써두곤 했다
(...)
아무도 그 이름 부르지 말라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글씨로 당신 이름을 쓰기도 했다
아무도 그 이름 알아보지 못하도록
세상에 없는 글씨로 당신 이름을 쓰기도 했다
- 류근 ‘칠판’ 일부
아무의 이름을 아무의 글씨로 쓰다보면 아무든 나타날까. 서로가 서로밖에 읽을 수 없는, 그 아무나 나타날까.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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