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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초강수… 국민의당,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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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초강수… 국민의당,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다

입력
2018.01.28 17:5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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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반통합파 의원 등 179명 당원권 2년 정지

“묵과하면 위상 흔들리고 상처뿐인 통합 남을 수 있어”

반대파 신당 발기인 대회로 맞불

중립파는 향후 거취 눈치보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통합에 반대하는 당내 현역 의원 16명을 비롯해 179명의 당원권을 무더기로 정지하는 징계를 의결했다. 이에 맞서는 통합 반대파도 이날 민주평화당(가칭) 창당발기인대회 및 창당준비위 출범식을 갖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로 갈라진 국민의당 찬성파와 반대파가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평가다.

신용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위 직후 브리핑을 통해 “반대파의 신당 창당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179명의 당원에 대해 2년간 당원권을 정지하는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징계 대상에는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등 호남지역 의원 14명과 이상돈 장정숙 등 비례대표 의원 2명이 포함됐다. 이미 당원권 정지 상태인 박준영 의원은 중복징계 방지 차원에서 이날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원권이 정지된 당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의결을 위해 다음달 4일 열리는 전당대회 참석이 불가능해졌다. 전대 의장이기도 한 이상돈 의원과 부의장인 윤영일 의원도 징계 대상에 포함돼 사실상 사회권을 박탈당했다.

안 대표는 당무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직을 맡은 분들조차 신당 창당에 나서는 등 정당파괴행위를 하고 있어 수차례 경고하고 간곡하게 함께해 달라고 부탁도 했다”며 “그럼에도 오늘 발기인 대회까지 강행돼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격한 심정을 드러냈다. 안 대표를 비롯한 당무위원들은 김중로 최고위원의 제안으로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당내 당’을 만드는 것은 명백한 국민의당 파괴행위이며, 정치 도의에서 크게 벗어난 구태”라면서 “해당행위자들은 즉각 전원 탈당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날 민평당 발기인대회에 참여한 권노갑 정대철 이훈평 등 동교동계 중심의 상임고문과 고문단 16명은 징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 수석대변인은 “고문님들은 저희가 어른으로 모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탈당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대파를 향한 안 대표의 전례 없는 초강수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대파 움직임을 계속 묵과할 경우, 안 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흔들릴 수 있고 그럴 경우 자칫 상처뿐인 통합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공식화하는 순간부터 반대파의 움직임은 이미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그 결단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파와의 결별을 공식화한 국민의당 통합파는 이날 바른정당과의 통합추진위 인선을 발표하는 등 통합에 더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양당은 이날 통추위 인재영입위에 국민의당 김중로 이동섭 의원과 바른정당 정병국 이혜훈 의원을 포진시키는 등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기획조정분과위와 총무ㆍ조직분과위, 정강정책ㆍ당헌당규분과위, 정치개혁ㆍ비전분과위 등 5개 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했다. 통추위 대변인은 국민의당에서 신용현 김수민 의원이, 바른정당에서 유의동 의원과 민현주 전 의원이 각각 맡기로 했다. 통추위는 29일 첫 확대회의를 갖고 통합 논의를 구체화 시킬 예정이다.

이에 맞서는 반대파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1,000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기인 대회를 갖는 등 예정된 신당 창당 수순을 밟으면서 결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날 창준위원장으로 선출된 조배숙 의원은 인사말에서 “지금 보수 대야합을 하려는 세력은 자유한국당 2중대가 아니냐”고 통합파를 비판했다. 이어 “민주평화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되고,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고, 총선에서 압승하고, 집권당까지 되는 미스터리한 상황을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준위는 당초 다음달 5일 예정된 서울과 경기, 광주, 전북, 전남 등 5개 지역 시도당 창당 대회를 나흘 앞당긴 1일 열기로 했다. 이어 6일에는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해 창당절차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의결을 위한 전당대회가 4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이날을 전후해 국민의당 반대파의 대거 탈당이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반대파는 현재 의석수로는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앙당 창당대회 전까지 중립파 의원들 영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용호 정책위의장, 박주선 주승용 황주홍 의원 등 중립파 의원들은 29일 다시 모여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의원들이 지난주 한 차례 신당 합류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는 만큼, 반대파 입장에서는 영입 작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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