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준석 기자

등록 : 2017.12.15 04:40
수정 : 2017.12.15 11:31

양도세냐 부가세냐… ‘비트코인 과세’ 딜레마

등록 : 2017.12.15 04:40
수정 : 2017.12.15 11:31

자산으로 규정 매매차익에 부과땐

채권ㆍ주식 등과 형평성 논란 예상

상품으로 규정 판매대금에 부과땐

美ㆍ日 등 세계적인 추세와 역행

일각 “과세 쉬운 거래세 도입할 것”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과세 방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도소득세나 부가가치세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두 세목 모두 도입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과 난관이 예상된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상화폐 과세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 주요국의 과세 사례, 과세 가능 세목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에 부과할 수 있는 세목으로는 ▦양도소득세 ▦거래세 ▦부가가치세 등이 거론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핵심은 일반 개인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에 대한 과세”라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는 정부가 가상화폐를 부동산과 같은 ‘자산’으로 규정하면 매매차익에 대해 부과할 수 있다. 실제 미국 국세청(IRS)은 가상화폐의 ‘자산적’ 성격을 인정해 매매차익의 최대 20%를 양도소득세(자본이득세)로 걷고 있고, 일본 영국 호주 독일 등도 마찬가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근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향후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만큼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가상화폐는 현행 소득세법에 열거된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경우 금ㆍ외환ㆍ채권ㆍ주식 매매차익(대주주 제외)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과세당국이 거래 참여자의 가상화폐 매매 및 소득 내역을 일일이 추적해야 하는 만큼 과세 행정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가상화폐를 ‘상품’(재화)으로 보고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방법도 있다. 부가세는 재화를 구입할 때 붙는 ‘간접세’(매매대금의 10%)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가세로 과세하면 가상화폐 매매를 하는 전문 ‘사업자’가 가상화폐 구매자로부터 판매대금의 10%를 추가로 받아 이를 국가에 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도의 법 개정도 필요 없다.

그러나 가상화폐에 대한 부가세 부과는 전 세계적 추세와 역행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가상화폐의 자산적 성격과 지급수단 기능(거래의 매개체)을 동시에 인정해 부가세를 면제하고 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화폐인 일본 엔화나 달러를 살 때 부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호주도 지난 7월 가상화폐 거래에 상품ㆍ서비스세(GSTㆍ한국의 부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독일과 싱가포르만 부가세를 부과하고 있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개인들이 투자 목적으로 ‘단타’ 가상화폐 매매를 하는 것까지 부가세를 부과하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일단 양도세나 부가세 대신 상대적으로 과세가 쉬운 거래세를 먼저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가상화폐 거래대금의 일정비율(증권거래세는 거래대금의 0.3%)을 거래세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가상화폐 시장은 주식이 거래되는 증권거래소처럼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있지 못해 거래세 도입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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