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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성들 "침략 인정하라" 아베 릴레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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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성들 "침략 인정하라" 아베 릴레이 압박

입력
2015.05.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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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아사다 지로, 미야자키 하야오,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아사다 지로, 미야자키 하야오,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화 ‘철도원’의 원작자인 소설가 아사다 지로(淺田次郞)가 25일 아베 총리가 여름에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이란 단어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사다는 이날 자민당 내 비둘기파 의원 모임에 초청돼 “침략이라는 말을 확실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압박했다.

아사다는 막부시대 이후 일본 외교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아베 담화’와 관련 “중국이 기다리는 것은 침략이라는 단어 하나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으로 서로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여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침략이란 단어를 사용해야 주변국가에 대한 배려가 된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역사인식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을 다음 세대까지 끌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특히 “요즘 일본의 영화나 소설에서 전쟁 자체를 정서적으로 미화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전쟁의 참상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는 일본사회의 현재 분위기를 경계하면서 전후 묻혀져 온 유교적 교육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사다는 최민식 주연의 한국영화 ‘파이란’(2001년)의 원작 ‘러브레터’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는 ‘과거를 배우고 두터운 보수정치를 지향하는 젊은 의원 모임’이란 이름을 내걸고 지난 7일 발족한 자민당 내 초재선 모임이 주최했다.

그런데 아사다 뿐 아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들이 최근 잇따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은 이달 초 오키나와(沖繩)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의 헤노코(邊野古) 지역 이전 저지 운동의 선봉에 섰다. ‘이웃집 토토로’ 등으로 유명한 미야자키 감독은 미군비행장 이전을 막기 위한 ‘헤노코 기금’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각오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며 “오키나와의 비무장 지역화는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에 오르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더 직접적으로 아베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무라카미는 최근 아베 정권을 향해 “사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며 일본의 침략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정권의 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15만명이 피난 생활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피해자 15만명을 초래한 건 국가의 근간과 관련된 일”이라며 “구조적 위험성을 안은 채 원전을 재가동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오에 겐자부로
오에 겐자부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는 오래 전부터 아베 정권 비판의 선봉에 서 있다. 오에는 일본헌법 기념일인 지난 3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개헌반대집회에서 “아베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은 너무 노골적인 거짓말”이라며 미일동맹 강화에 대해 “일본이 미국의 전쟁에 강력한 한패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경칭을 생략한 채로 7차례 아베 총리를 비판해 참석한 3만여명에게서 박수를 받았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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