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중국, AIIB 통해 아프리카 진출 가속화

알림

중국, AIIB 통해 아프리카 진출 가속화

입력
2018.02.21 17:39
0 0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전철. 건설 과정에 중국인 노동자들도 대거 참여했다. 로이터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전철. 건설 과정에 중국인 노동자들도 대거 참여했다. 로이터

중국이 아프리카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당초 아시아 지역 개발이 창설 목적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까지 끌어들였다. AIIB를 내세워 각종 인프라 건설과 부채 탕감을 통해 아프리카 경제를 예속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5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이슬람개발은행(IDB)의 반다르 하자르 총재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AIIB와 협력해 많은 사업에 융자를 할 계획”이라며 “약 6억5,000만명이 전기도 없이 지내는 아프리카에 자금을 대려면 연간 약 1,500억달러(약 161조원)가 필요한 만큼 두 조직 간 협력은 아프리카의 개발금융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IDB와 AIIB의 자본금은 각각 1,500억달러, 1,000억달러(약 107조원)다.

표면상 AIIB와 IDB의 협력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AIIB의 80여개 회원국 중 상당수가 IDB 회원국이기도 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에 개발금융을 지원해온 IDB로서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을 배경으로 둔 AIIB와의 협력을 통해 정치ㆍ외교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 AIIB 역시 IDB와의 협력사업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국제적인 활동 공간을 넓힐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전략이 상생모델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과거 사회주의권 동맹을 지원하는데 주력했던 중국의 아프리카 정책 기조는 이제 자원 확보를 위한 경제협력 강화로 바뀌었다. 중국은 도로ㆍ철도ㆍ통신 등 각종 인프라 구축, 중국 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을 통한 고용 창출 등을 강조하지만, 일방적 자원수탈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으로 이 같은 정책은 더욱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 불평등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공사 명목으로 대규모 차관을 제공한 뒤 실제 공사는 중국 기업과 중국인 노동자들이 맡는 경우가 많고 차관 일부를 탕감해주며 반발을 무마하는 일이 다반사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1만개가 넘고 2004년 10억달러(약 1조700억원)였던 총 투자금은 지난해에 490억달러(약 52조4,300억원)까지 늘었다. 아프리카 전역에 깔린 통신망의 90%가 중국 업체들의 손을 거쳤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중국개발은행(CDB) 등을 통해 대규모 개발금융을 제공해왔으면서도 AIIB를 추가로 끌어들인 데에는 정치ㆍ외교적 노림수도 있다. 영국과 호주 등 일부 서방 주요국의 참여를 끌어낸 데 이어 동남아시아ㆍ중앙아시아ㆍ동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기존 세계은행(WB) 중심 금융질서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