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테러리스트 양성소 된 중앙아시아

알림

테러리스트 양성소 된 중앙아시아

입력
2017.04.10 16:20
0 0
그림 1이라크 정부군의 모술 서부 탈환 작전이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이라크 군인인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터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모술=AP 연합뉴스
그림 1이라크 정부군의 모술 서부 탈환 작전이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이라크 군인인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터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모술=AP 연합뉴스

중앙아시아가 테러리스트 양성소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적 억압과 빈곤을 피해 타 지역으로 이주한 젊은층이 대거 이슬람 급진세력으로 편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3일)의 범인이 키르기스스탄 국적으로 확인된 데 이어, 스웨덴 스톡홀름 트럭 테러(7일)의 용의자가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월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를 난사해 39명을 살해한 사건의 범인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자폭테러를 자행한 테러범은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국적으로 밝혀졌다.

중앙아시아 출신 테러범들이 증가하는 데에는 이들 지역의 억압적인 정치 체제가 한몫을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은 1991년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독립국을 이룬 나라들로, 오랜 기간 권위주의적인 지도자에 의해 통치돼 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치적으로 억압적인 정권에서 탈출한 이민자들이 테러집단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했고, NBC방송은 “독재 정권이 중도적이거나 투명한 무슬림 조직조차 지하세력으로 몰고 가 극단적인 세력들이 나온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의 지도자라는 평을 받는 이슬람 카리모프 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2005년 반정부 시위 당시 2,000명에 가까운 무슬림들을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몰아 학살하기도 했다.

빈곤한 경제 상황은 이들을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도록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다. 저임금에 직면한 젊은 중앙아시아인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러시아 등지로 넘어가고, 그곳에서 각종 차별과 착취를 당하면서 급진주의자로 변모하고 있다. 데이비드 루이스 영국 엑스터대 박사는 “러시아에 기반을 둔 무슬림들을 타깃으로 한 선동은 상당히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수백만 명이 유전과 건설현장,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러시아로 오는데, 여러 취약성 탓에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선전에 쉽게 넘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 가운데 3개국(우즈베키스탄ㆍ키르기스스탄ㆍ타지키스탄)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00달러(약 251만원)도 되지 않는다.

한편 미국 뉴욕의 보안컨설팅업체 수판 그룹에 따르면 IS에 가담한 중앙아시아 출신은 2,000명에 달한다. 이슬람 무장단체 전문가인 워싱턴 제임스타운재단의 제이콥 젠 박사는 “지난해 시리아 IS점령지역에 공세가 강화되면서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이나 터키로 돌아왔고, 일부는 유럽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지금껏 IS에 가담한 중앙아시아인들이 과소평가돼 왔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