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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 1년 3개월 만에 전력화 성큼… 5차 핵실험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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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 1년 3개월 만에 전력화 성큼… 5차 핵실험 카드 만지작

입력
2016.08.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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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각도면 1,000㎞ 이상, 연료 가득 채우면 2,500㎞ 날아가

1ㆍ2단 분리 성공, 대기권 진입기술도 확보

사할린 쪽으로 은밀 기동하면 美 알래스카 사정권

핵탄두 장착할 경우 1발로도 가공할 위협

무수단 성공 이어 중거리탄도미사일 라인업 갖춰

한미 UFG연습에 맞불, 내부 단속, 정세불안 조장… 中 개입 유도

북한이 24일 동해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1발을 시험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4월 SLBM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동해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1발을 시험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4월 SLBM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미국을 직접 겨냥한 수중 공격 위협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북한이 SLBM 개발에 급속도로 진전을 보이면서 이르면 연말쯤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동해로 발사한 SLBM은 500여㎞를 날아가 실전배치의 성공기준인 300㎞를 훌쩍 넘어섰다. 북한은 정상고도인 300~400㎞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였다. 방공식별구역(JADIZ)을 침범 당한 일본의 반발을 의식해서다. 정상각도로 발사했다면 1,000㎞ 이상 날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SLBM의 사거리는 2,500㎞ 가량이다.

북한의 SLBM은 1ㆍ2단 동체의 단분리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향상은 물론이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확보했다는 의미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SLBM은 액체연료로 날아가는 무수단 중거리미사일보다 발전된 형태다.

기술발전 속도는 더 위협적이다. SLBM은 지난해 5월 첫 수중 사출시험 이후, 올 4월에 30여㎞를 솟구쳐 날아가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지난달에는 고작 10여㎞를 비행한 뒤 폭발해 전력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사거리를 대폭 늘려, 수중사출에 이어 비행단계까지 넘어서면서 실질적 위협으로 급부상했다. 첫 수중 시험발사 이후 불과 1년3개월 만이다.

북한은 지난 6월 무수단 미사일(사거리 3,500㎞) 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령 괌 기지를 포함한 유사시 한반도 증원전력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는 SLBM의 성공으로 물속에서도 기습적인 공격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북한은 SLBM을 1발 장착할 수 있는 신포급 잠수함(2,000톤급)을 1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그 1발이 만약 핵탄두라면 가공할만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작 1발이라고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북한은 9일 전략잠수함의 탄도탄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속에 개발완성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발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신문에 공개된 탄도탄 발사 장면(왼쪽)과 시험 발사를 참관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9일 전략잠수함의 탄도탄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속에 개발완성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발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신문에 공개된 탄도탄 발사 장면(왼쪽)과 시험 발사를 참관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다만 신포급 잠수함은 잠항능력이 5일 정도에 불과해 대한해협이나 일본의 스가루 해협을 통해 태평양으로 진출할 경우 도중에 물 위로 올라와 충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미일 정보자산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 반면 사할린 쪽으로 우회할 경우 미국 정찰자산의 감시망을 피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2,000㎞가 넘는 SLBM의 사거리를 감안하면, 미 본토는 아니어도 알래스카나 하와이의 미군기지는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북한은 SLBM을 3발 이상 탑재할 수 있는 3,000톤급 잠수함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이 완료되면 미 본토와 더 가까운 곳까지 잠수함을 보낼 수 있고, SLBM의 위협은 배가된다.

이 같은 SLBM의 위험성에 비춰, 북한의 이번 발사는 22일부터 시작된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대북제재에 맞서 군사력을 과시하고, 태영호 공사 탈북 등으로 어수선한 내부 체제를 단속해 선전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특히 이날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 맞춰 보란 듯이 SLBM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한미일 3국의 반발을 유도하고, 중국이 개입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게 인식될수록 균형을 맞추려는 중국의 입김은 더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3월 1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하라”고 지시한 이래, 무수단과 SLBM 발사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중거리탄도미사일 라인업을 모두 갖췄다. 그 사이 노동ㆍ스커드 단거리 미사일도 수 차례 발사했다. 이제 남은 것은 미사일에 날려 보낼 소형화한 핵탄두를 확보하는 것뿐이다. 북한은 이번에 핵탄두 기폭장치 실험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음 수순으로 5차 핵실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북한 풍계리에서는 언제든 5차 핵실험 버튼을 누를 준비가 돼 있는 상태이고, 영변에서는 올해 들어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 2~4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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