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관 한밤 화재로 투숙객 17명 대피 소동…2명 화상
소방안전 사각지대…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소방관이 화재를 진압하다 방화복이 화염에 녹아내리면서 어깨와 손에 화상을 입었다.
3일 오후 8시43분쯤 대구 남구 대명동 4층짜리 소규모 숙박업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객실 2곳을 태우고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숙박객 17명이 긴급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구조되거나 대피했다. 투숙객 2명은 손과 발에 약한 화상을 입었다.
특히 한 소방관(45)이 인명구조를 위해 좁고 오래된 숙박업소에 뛰어들다 방화복이 화염에 일부 녹아내리면서 왼쪽 어깨와 오른 손에 1, 2도 정도의 화상을 입었다. 이에 따라 안전한 진화 및 인명구조를 위해서는 소방관 방화복의 내열성이 더 강화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방 관계자는 “일반적인 화재에서는 방화복이 불을 견뎌내지만 밀폐된 장소에서 급격하게 화염이 닥칠 때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소방서에 따르면 불이 난 숙박업소는 좁은 골목 안 낡은 건물인데다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소방안전 사각지대에 있었다. 현행법상 연면적 600㎡ 미만 소규모 숙박시설이나 소방시설법이 시행된 2004년도 이전에 준공된 건물은 소방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법을 적용받지 않는 소규모 숙박업소가 화마를 피해가기 위해서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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