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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거국사비 발견... 영국사 수수께끼 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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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거국사비 발견... 영국사 수수께끼 풀리다

입력
2017.10.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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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사원 영국사 혜거국사비. 문화재청 제공
도봉사원 영국사 혜거국사비. 문화재청 제공

그 동안 탁본의 일부만 전해지던 영국사의 혜거국사비의 실물 조각이 발견됐다. 학계에 논란이 있었던 비석의 소재지와 혜거국사라는 인물의 정체를 알려주는 유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도봉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지난 6월부터 조사하고 있는 서울 도봉구 도봉서원 하층 발굴현장에서 길이 62㎝, 폭 52㎝, 두께 20㎝의 비석조각을 발굴했다고 27일 밝혔다.

10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국사 혜거국사비는 조선 제14대 임금 선조의 손자인 이우(1637∼1693)가 현종 9년(1668) 신라 이후의 금석문 탁본을 모아 엮은 ‘대동금석서’에 88자의 비문만 전해져 왔다.

이번에 발굴된 비석 조각에는 총 281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중 256자를 해독했다. ‘견주도봉산영국사(見州道峯山寧國寺)’라는 글자는 혜거국사비의 출처를 확인해 준다. 그 동안 충북 영동군의 영국사가 비석소재지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비석 실물과 비문을 통해 위치가 밝혀졌다. 동일 인물로 혼용돼 온 영국사 혜거국사(慧炬國師)와 갈양사 혜거국사(惠居國師)가 동시대를 살았던 동명이인이라는 점도 확실해졌다. 갈양사 혜거국사는 고려 최초의 국사이고, 영국사 혜거국사는 10세기 중국 유학을 다녀온 뒤 선종의 일파인 법안종을 고려에 처음 전파한 승려다.

고려시대 하층유구에서 확인되는 통일신라의 기와와 건물 기단이 드러나 영국사가 고려보다 앞선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됐을 가능성도 파악됐다.

도봉서원은 선조 6년(1573년) 정암 조광조(1482~1519)를 기리기 위해 옛 영국사 터에 창건된 서원이다. 임진왜란 때 불타 1608년 중건됐고 1871년 서원철폐령으로 문을 닫았다. 2011년부터 3년간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도봉서원이 영국사의 일부 건물과 기단을 활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고려시대 금동제 금강저(불교의식에 사용되는 용구) 등 국보급 불교용구가 77점이나 출토됐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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