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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1,000㎞ 우주쓰레기, 대기 재진입까지 1000년 넘게 걸려

입력
2018.04.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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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발사된 뒤 공식 임무를 마치고 우주쓰레기로 떠돌던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가 이달 2일 칠레 서쪽 남태평양에 추락했다. 인명피해를 내진 않았으나, 지구 주변을 떠도는 우주쓰레기는 우주개발이 본격화할 가까운 미래에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과학계는 우주쓰레기 처리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지구 주변에 지름 10㎝ 이상의 우주쓰레기 2만9,000개, 1~10㎝ 크기의 우주쓰레기 75만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 작은 1㎜~1㎝ 사이 우주쓰레기는 무려 1억6,600만개에 달한다. 우주쓰레기는 임무가 끝나 버려진 인공위성, 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사용한 로켓 상단, 이들끼리 부딪쳐 발생한 파편 등이다. 인류가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건 지구만이 아니다.

크기가 1㎝ 정도인 우주쓰레기는 초속 7.5㎞로 움직인다. 1시간에 2만7,000㎞를 이동한다. 서울과 부산(직선거리 325㎞)을 42번 왕복할 수 있는 속도다. 초속 400m로 날아가는 비슷한 크기의 총알보다 속도가 20배 가까이 빠르다. 파괴력도 크다. 2016년 9월 ESA가 운영하는 코페르니쿠스 센티널-1A 위성 태양전지판과 크기 1㎜의 우주쓰레기(초속 11㎞)가 충돌했다. 이때 충격으로 태양전지판이 40㎝ 정도 파괴됐고, 위성 궤도마저 변했다.

인류 최초 인공위성인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1호가 1957년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7,500여기가 발사됐다. 지금도 매년 100여기의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고 있다. 우주쓰레기는 점점 급증할 수밖에 없다.

우주 선진국에선 우주쓰레기 처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선 ‘청소 인공위성’ 리무브데브리스를 실은 로켓이 발사됐다. 영국 서리대 등이 195억원을 들여 만든 무게 100㎏의 인공위성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우주쓰레기 처리 실험을 하게 된다.

그물을 펼쳐 우주쓰레기 포획 실험을 하게 될 우주쓰레기 청소 위성 리무브데브리스 상상도. 영국 서리대 홈페이지
그물을 펼쳐 우주쓰레기 포획 실험을 하게 될 우주쓰레기 청소 위성 리무브데브리스 상상도. 영국 서리대 홈페이지

먼저 본체에 탑재된 초소형 위성을 우주공간으로 내보낸 후 7m 거리가 됐을 때 그물을 발사해 포획하는 실험이다. 1.5m의 로봇팔을 활용, 가로ㆍ세로 10㎝인 표적에 작살을 쏴 맞히는 훈련도 한다.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돛을 펼쳐 우주쓰레기를 포획한 뒤, 위성이 낙하하면서 대기권 마찰열에 불타 없어지도록 한 실험 역시 진행할 계획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제안한 다양한 우주쓰레기 제거 방법을 시험해보는 것이다. ESAㆍ스위스 로잔공대 등은 작살과 그물을 이용해 고도 800~1,000㎞에 있는 우주쓰레기를 처리하는 위성 등을 개발 중이다.

조금 특별한 방안도 있다. 미국 텍사스A&M대에선 양옆에 물체를 담을 수 있는 통이 달린 우주쓰레기 청소위성 개발방안을 내놨다. 우주쓰레기가 빠르게 이동하다가 한쪽 통에 담기면, 그 힘으로 인공위성이 회전하면서 다른 쪽에 이미 있던 우주쓰레기를 지구 대기권이나 궤도 밖으로 던지는 방식이다. 미국 콜로라도대에선 끈끈이 풍선이 달린 청소위성을 쏘아 올리자고 제안했다. 위성이 일정 궤도에 진입하면 끈끈이 풍선이 부풀어 오르고, 풍선에 붙은 우주쓰레기 양이 기준치를 넘기면 풍선이 터지면서 우주쓰레기와 함께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해 소멸하는 방안이다.

조중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기상ㆍ통신ㆍ원격탐사 목적으로 고도 500~1,500㎞ 사이 저궤도 위성을 많이 쏘아 올리는데, 고도 1,000㎞에선 공기가 희박해 위성 속도를 줄일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이들 위성이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기까지 1,000년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우주쓰레기로 우주개발이 가로막힐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는 이유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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