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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물 방망이에 류현진은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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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물 방망이에 류현진은 외롭다

입력
2017.06.0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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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1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AP 연합뉴스
LA 다저스 류현진이 1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AP 연합뉴스

LA 다저스 류현진(30)이 13일 만의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펼치며 로테이션 재진입을 향한 무력시위를 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1-1로 맞선 7회초 공격 2사 2루에서 자신의 타석 때 대타 오스틴 반스로 교체됐고, 팀이 점수를 뽑지 못해 승수를 쌓지 못했지만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인 투구로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28에서 3.91로 끌어내렸다.

선발에서 밀려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류현진은 이날 선발 알렉스 우드(27)가 흉쇄관절 염증으로 열흘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오르면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8.5㎞로 빠르지 않았지만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가며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날 전체 투구 수 77개 중 변화구 구사율은 74%(57개)를 차지했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다저스 타선이 뽑은 점수는 단 1점에 불과했다. 이날 경기까지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 타선의 득점 지원은 3.13점에 그치는 등 유독 엇박자를 냈다. 류현진을 제외한 다른 선발들은 모두 5점 이상의 득점을 지원받았다. 40이닝 이상 던진 내셔널리그 투수 66명 중 류현진(58위)보다 득점 지원을 적게 받은 투수는 8명뿐이다.

8명을 우타자로 배치한 세인트루이스를 맞아 류현진은 외로운 싸움을 펼쳤다. 1회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2회 아쉬운 수비로 선제점을 내줬다. 1사 후 토미 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처음 출루를 허용한 류현진은 스티븐 피스코티를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았지만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와 우익수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살짝 부딪치는 사이 1루 주자가 2루에 진루했다. 이어 폴 데용에게 중월 2루타를 얻어맞아 먼저 점수를 빼앗겼다.

3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끝낸 류현진은 4회 2사 후 피스코티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내줬지만 후속 타자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넘겼다. 류현진은 5회를 삼자범퇴로 넘기더니 1-1로 맞선 6회에도 2∼4번 타자를 공 6개로 손쉽게 요리했다. 

다저스 타선은 시속 150㎞ 후반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세인트루이스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7)를 상대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0-1로 뒤진 6회 1사 1ㆍ3루에서 애드라안 곤잘레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힘겹게 만들었으나 7회 2사 2루에서는 류현진 타석 때 대타로 나간 반스가 삼진을 당해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비록 시즌 3승 사냥에 실패했지만 류현진을 향해 칭찬이 쏟아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의 투구는 매우 고무적이었다”며 “우리는 늘 류현진을 선발로 생각했고, 당연히 또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도 호평 일색이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고 했고, LA 타임스는 “류현진이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 정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선발 재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류현진은 “경기 전 불펜에서 몸을 풀 때 4개 구종(직구ㆍ체인지업ㆍ슬라이더ㆍ커브)을 모두 활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볼 배합만 잘하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오승환과 류현진이 이날 경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펜타프레스 연합뉴스
오승환과 류현진이 이날 경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펜타프레스 연합뉴스

류현진이 승수를 챙기지 못한 사이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오승환(35)이 시즌 12호 세이브를 올렸다. 오승환은 8회말 덱스터 파울러의 솔로홈런으로 팀이 2-1 리드를 안자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상대 팀으로 만난 건 이날 류현진-오승환을 포함해 10번째다. 가장 마지막은 10년 전인 2007년 5월19일 탬파베이-플로리다전에서 플로리다 김병현이 선발 등판했고, 탬파베이 류제국은 9회에 등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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