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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사태 불똥 어디까지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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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사태 불똥 어디까지 튀나

입력
2014.10.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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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실적 부풀려 수천억 대출 정황

자회사 잘만테크 이틀째 하한가

매출 1조원대의 가전생산업체 모뉴엘의 돌연한 법정관리 신청 사태의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에서 올리고 있던 모뉴엘과 자회사 잘만테크가 수출 실적을 부풀려 은행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올해 초 벌어진 KT ENS 사건에 버금가는 사기대출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세청은 23일 모뉴엘이 서류 조작을 통해 수출액을 부풀린 정황을 확보하고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수개월 간의 조사를 통해 모뉴엘이 조작된 수출 관련 서류를 은행에 제출하고 수출채권을 할인 판매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환어음 할인 등을 통해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모뉴엘 관련 채권은 9월 말 현재 6,100억원 규모다. 서울남부지검도 모뉴엘이 허위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역시 채권은행들을 상대로 모뉴엘 여신 상황을 24일까지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당국은 자회사 잘만테크의 기업회계기준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감리를 진행 중이다.

모뉴엘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은 10곳으로, 기업은행(1,500억원) 산업은행(1,165억원) 외환은행(1,100억원) 순으로 여신 규모가 크다. 모뉴엘 대출 대부분은 수출환어음 할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외상으로 수출을 한 다음 대금 조기 회수를 위해 무역보험공사(무보) 등의 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어음할인을 받는 방식이다. 무보는 모뉴엘 대출 중 3,300억원가량에 ‘선적 후 신용보증’ 방식으로 보증을 선 것으로 드러났다. 무보는 수출채권 부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은행에 원리금을 보상한 뒤 수입업체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절차를 밟게 되지만 모뉴엘 수출채권의 상당 비율이 허위로 판명된다면 적잖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은행 역시 무보 보증분을 제외한 대출채권에서 상당한 손실을 각오해야 할 형편이다. 일각에선 모뉴엘의 작년 재고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고 지난해 1,100억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는데도 현금이 유입되지 않는 등 이상 징후가 일찍부터 드러났는데도 은행들이 관행적으로 대출을 내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회사 잘만테크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금융기관에서 510억원의 대출을 받아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코스닥 상장사인 잘만테크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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