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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중국 ‘온라인 거래 새 강자’ 핀둬둬, 비결은 AI

입력
2018.07.22 14:51
수정
2018.07.22 16: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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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기획자 없이 빅데이터 기반

5억5000만 고객 타오바오 넘봐

핀둬둬 앱 다운로드 화면. '3억명이 사용하는 전자상거래 앱' 이라는 문구가 씌여 있다.
핀둬둬 앱 다운로드 화면. '3억명이 사용하는 전자상거래 앱' 이라는 문구가 씌여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하면 외국인들은 대부분 알리바바의 타오바오(淘寶)나 징둥(京東ㆍJD)닷컴을 떠올린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최근 가장 ‘핫’한 기업은 핀둬둬(拼多多)다. 핀둬둬는 10위안(약 168원) 정도의 ‘착한 가격’이면 괜찮은 물건을 살 수 있고 무료배송까지 받을 수 있는 공동구매 애플리케이션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2015년 10월 창업한 뒤 3년도 채 안돼 이용자 수가 3억명을 돌파했다. 징둥닷컴(약 3억명)을 넘어 타오바오(약 5억5,000만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핀둬둬의 성공 신화는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성공모델이라고 부를 만한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상품 배열과 유통 과정 등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극단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다. 우선 핀둬둬에는 상품 구성 기획자(MD)가 한 명도 없고, 그 역할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가 담당한다. 쇼핑몰에 입점하는 판매자들 간 경쟁 과정에서 로비가 이뤄지고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핀둬둬는 마케팅ㆍ유통 과정에서도 한걸음 더 진화했다. 가성비 높은 제품을 발굴하는 과정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공동구매 방식을 통해 마케팅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제품 카테고리별로 공동구매 데이터를 축적한 뒤 유관 상품 관련 정보를 해당 소비자들에게 백업함으로써 추가적인 소비 유인을 창출해낸다. 타오바오와 징둥닷컴이 ‘정품’에 집중하면서 본의 아니게 도태된 우량 중소기업을 대거 끌어들임으로써 상품군 구축의 폭을 넓혔다. 이 과정들에도 역시 AI 기술이 적용됐다.

핀둬둬에 열광하는 고객들이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와 농촌에도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점 도 특기할 만하다. 중국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특히 지역 중소도시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농촌지역에도 인터넷 혁명이 확산되고 있지만, 타오바오나 징둥닷컴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기반이 탄탄한 대도시와 동부지역을 타겟으로 성장해왔다. 핀둬둬 설립자인 황정(黃崢)은 언론 인터뷰에서 “빅데이터와 AI를 통해 구매력을 갖추기 시작함으로써 성장 가능성이 큰 새로운 소비시장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선 핀둬둬의 성공 요인을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함께 미래 신기술의 전면 적용에서 찾는다. 일반 소비자가격과 공동구매가격 2가지를 제시함으로써 한 고객이 주변인을 끌어들이는 공동구매를 유도하고 SNS의 알림기능을 활용해 누구나 공동구매에 동참할 수 있게 했다. 또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 없이 위챗 모바일 결제가 가능토록 했다. 특히 알리바바와 징둥이라는 거대 정보기술(IT) 대기업이 양분하면서 성장세가 위축돼 가던 전자상거래 시장에 빅데이터에 기반한 AI기술을 접목시키는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자체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艾瑞咨詢)는 최근 보고서에서 “핀둬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고 알리바바나 징둥 같은 최첨단 기업들도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없을 경우 언제든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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