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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랑스, 금융허브 욕심… 런던 몰락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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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랑스, 금융허브 욕심… 런던 몰락 원해”

입력
2017.07.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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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논의한 EU 주재 대표

“우리를 파트너 아닌 적으로 간주”

EUㆍ영국 공식 협상도 막 올라

데이비드 데이비스(왼쪽) 영국 브렉시트 장관과 미셸 바니에르 유럽연합(EU) 수석대표가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데이비드 데이비스(왼쪽) 영국 브렉시트 장관과 미셸 바니에르 유럽연합(EU) 수석대표가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 협상 개시를 앞두고 당사국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영국 런던을 대체할 금융중심지 주도권을 놓고 프랑스가 공세에 나서면서 순탄치 않은 협상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런던 금융특구 ‘시티오브런던’의 제러미 브라운 EU 주재 대표가 작성한 내부 문건에는 브렉시트를 대하는 프랑스 정부의 협상 태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브라운 대표는 문건에서 “프랑스의 숨은 목표는 명확하다. 영국의 약화와 런던의 지속적인 몰락”이라고 단언했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프랑스가 런던의 금융허브 기능이 쇠퇴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달 초 프랑스를 방문해 현지 당국자들과 브렉시트 쟁점을 논의한 결과를 자국 관계자들에게 발송했다.

브라운 대표는 “프랑스 중앙은행 측과의 면담은 EU 국가 중 최악이었다”며 “그들은 완고한 협상 자세를 유지하면서 우리를 파트너가 아닌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가가 브렉시트로 생긴 기회를 활용하고 싶어 하지만 프랑스는 도가 지나치다. 설령 자국 이익이 없더라도 런던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행복해할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또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 출범 이후 프랑스의 독단적 태도가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런던이 EU 금융기관 간 자유로운 거래를 허용하는 ‘패스포트’ 권리를 잃게 되는 점을 노려 적극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기업ㆍ금융기관 유치를 위해 대규모 감세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은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일랜드 더블린, 벨기에 브뤼셀 등이 런던의 빈자리를 대신할 후보”라고 보도했다.

브렉시트 득실을 놓고 관련 국가들의 물밑 움직임이 치열한 가운데 17일 영국과 EU의 공식 협상도 시작됐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 장관과 미셸 바니에르 EU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만나 2019년 3월30일까지 20개월간 이어질 대장정의 출발을 알렸다. 나흘 동안 진행될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핵심 쟁점인 영국의 탈퇴 분담금, 이른바 ‘이혼합의금’을 주제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EU 측이 영국에 제시할 규모는 최대 1,000억유로(112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앞서 13일 영국 정부는 “EU에 대한 의무가 있다”며 합의금 지불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 각각 400만명으로 추산되는 상대방 거주민의 지위 문제 역시 의제에 올라 기싸움이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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