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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잃은 치치, 美 입양가서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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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잃은 치치, 美 입양가서 행복하길"

입력
2016.03.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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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와 유 대표가 구조한 네 다리를 잃은 후 회복 중인 골든 리트리버 치치가 서울 청담동 이리온 동물병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와 유 대표가 구조한 네 다리를 잃은 후 회복 중인 골든 리트리버 치치가 서울 청담동 이리온 동물병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유기동물 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 유주연(43) 대표는 지난 11일 네 다리가 모두 잘린 골든리트리버 수컷 치치(5세 추정)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날은 치치가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을 떠나는 날이었다.

치치는 지난 겨울 괴사가 진행 중인 네 다리가 밧줄에 묶인 채 검정 쓰레기 봉투에 담겨 발견됐다. 치치를 발견한 구조자는 유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유 대표와 서울 청담동 이리온 동물병원은 ‘희망이 프로젝트’ 25번째로 치치를 선정해 치료해왔다. 여기에는 국내 동물보호단체 해피엔딩레스큐의 후원도 더해졌다.

희망이 프로젝트는 나비야사랑해가 이리온 동물병원 청담점과 함께 제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동물을 선정해 나비야사랑해가 후원금을 모집하고, 이리온 동물병원이 그만큼의 후원금을 더해 진행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이뤄진다. 나비야사랑해와 이리온이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구조한 동물만 30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국내에서 실험견으로 살다 구조된 비글도 포함되어 있다.

유 대표는 “치치의 상태가 심각해 안락사까지 고려했지만, 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계속 치료했다”며 “앞으로 치치가 미국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가정이 치치를 새 가족으로 맞아 들였다. 유주연 제공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가정이 치치를 새 가족으로 맞아 들였다. 유주연 제공
네 다리가 괴사된 채 검정 쓰레기봉투에 넣어져 버려진 치치는 구조자들의 노력 덕분에 건강을 회복하고 미국 애리조나에서 새 가족을 찾게 됐다. 애리조나=AP 연합뉴스
네 다리가 괴사된 채 검정 쓰레기봉투에 넣어져 버려진 치치는 구조자들의 노력 덕분에 건강을 회복하고 미국 애리조나에서 새 가족을 찾게 됐다. 애리조나=AP 연합뉴스

나비야 사랑해는 2007년부터 서울 용산구에 두 곳의 고양이 보호소에서 약 100마리의 고양이들을 돌보는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2014년 8월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유 대표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함으로써 아직까진 많진 않지만 기부금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처음부터 동물 보호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뉴욕에서 10여년간 언어학을 공부했고 고양이와 인연은 미국에 살면서 고양이를 키우면서부터다. 2006년 귀국한 다음 사무실 주변 길고양이를 돌보기 시작했는데 중성화 수술을 해주지 않고 밥만 주자 그 두 마리가 순식간에 수십마리로 불어났다. 유 대표는 그 고양이들의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입양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길고양이 보호에 나서게 됐다.

나비야 사랑해는 주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임시보호나 입양을 보낸다. 그 이유에 대해 유 대표는 “나비야 사랑해 설립 초기부터 함께 활동하는 직원이 외국인이라 고양이들을 한국에 살면서 외로움을 느껴 동물을 키워보고 싶은 외국인들과 연결하다 보니 외국인 입양이 시작됐다”며 “지금도 영문 페이스북만 운영한다”고 말했다.

또 임시보호하는 동안 고양이도 따뜻한 가정에서 살 기회가 생기고, 같이 살다가 정이 들어서 입양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마음도 있다. 본인이 외로울 때 함께 살다가 한국을 떠날 때 다시 고양이를 다시 버리는 것을 염려해 동물을 제대로 돌볼 가정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 보내고, 키우지 못할 경우는 나비야사랑해로 돌려 보내도록 하고 있다.

유 대표는 “나비야사랑해는 작지만 따뜻한 고양이 강아지들의 쉼터다. 하지만 2006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일지를 기록하며 활동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버려진 고양이, 강아지들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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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를 새 가족으로 맞아 들인 미국 애리조나주의 가족들이 치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주연 제공
치치를 새 가족으로 맞아 들인 미국 애리조나주의 가족들이 치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주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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