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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만든 美 GMAT 공부법, 이제는 175개국 수험생이 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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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만든 美 GMAT 공부법, 이제는 175개국 수험생이 따라한다

입력
2018.02.27 04:4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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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매쓰몬스터 이상규 대표

MBA 입학 위한 수학시험

10만개 문제 손수 풀어보며

시간 단축하는 공식 만들어

글로벌매쓰몬스터 임종훈 사장(왼쪽)과 이상규 대표. 글로벌매쓰몬스터 제공
글로벌매쓰몬스터 임종훈 사장(왼쪽)과 이상규 대표. 글로벌매쓰몬스터 제공

“미국인이 한국인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과목을 가르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반대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겁니다.”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글로벌매쓰몬스터’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규(50) 대표는 본인이 하고 있는 ‘교육 역수출’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인이 미국인에게, 미국인이 만든 미국 시험 과목을 가르치는 것. 이 대표가 미국인, 아니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과목은 GMAT 수리영역으로 미국 경영대학원(MBA)에 입학하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하는 수학 시험이다. 전세계 26만, 한국 2,000명 정도가 매년 GMAT에 응시한다.

“고려대 수학과 재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수학을 가르쳐왔다”는 이 대표는 내신 수학 과외, 수능 학원 등을 거쳐 2001년부턴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GMAT 수리영역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금껏 27번 실제 GMAT 시험을 보고, 총 10만 문제를 풀었단다. 이후 본인만의 독특한 문제 접근법을 개발, 18년 간 한국 GMAT 수학 교육 시장 과반수 이상을 점유해왔다. 이 대표를 거쳐 미국 경영대학원에 입학한 한국인 학생이 대략 3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국내 재벌, 정치인 등 유력인사 자제 150여명이 그의 싫은 소리, 채찍질을 받아가며 공부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한국에서 “내 방법이 통하는구나” 확신을 얻은 이 대표는 미국 GMAT 교육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2006년과 2009년 두 번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에선 직접 한 명 한 명 가르치기 어려우니 동영상 강의를 시도했는데, 그 당시 미국인들은 동영상 교육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이 일상화된 2015년 ‘대박’이 났다.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라는 이 대표의 말과 달리 영어로 만든 동영상 사이트엔 전세계 175개국 1만 명 이상의 회원이 접속한다. ‘GMAT 클럽’이라는 전세계 GMAT 응시자 커뮤니티는 이 대표가 만든 동영상 사이트에 4.9점(5점 만점)을 부여했다. 이는 커뮤니티에 있는 동영상 사이트 중 가장 높은 점수다. 지난해엔 회사가 가진 콘텐츠, 해외 시장에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 받아 창업진흥원에서 ‘세대융합 창업캠퍼스 사업’으로 선정돼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GMAT이 만들어진 나라의 응시자까지 홀린 그의 비법은 독창적인 문제 접근법에 있다. “미국 사교육 업체는 모든 보기를 식에 하나씩 대입하는 전통적인 풀이법을 가르치는 데 이는 75분 안에 37문제를 풀어야 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GMAT 수리영역에 적절하지 않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대신 특정 공식을 만들어, 직접 보기를 식에 대입하지 않고도 답을 추론할 수 있게 했다.

“중국어로 된 동영상 사이트를 만들어 중국에 진출하고, 인도에 가서 직접 강의할 계획입니다. 우리의 효율적인 풀이법, 전세계에 알려야죠.” 글로벌 교육기업을 꿈꾸는 그의 포부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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