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10차 촛불집회] 세밑에도 광장 찾은 시민들...'송박영신' 메시지 가득

알림

[10차 촛불집회] 세밑에도 광장 찾은 시민들...'송박영신' 메시지 가득

입력
2016.12.31 17:15
0 0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시민들이 새해 소망 3가지를 적어 접은 노란색 종이배를 전시하고 있다. 한소범 기자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시민들이 새해 소망 3가지를 적어 접은 노란색 종이배를 전시하고 있다. 한소범 기자

“내년에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서 무엇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대통령이 선출돼야죠.”

31일 오후 2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서울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 마련한 ‘새해 새나라 소원을 말해봐’ 전시장. 저마다 새해 염원을 품고 광장을 찾은 이들은 노란색 종이를 한 장씩 받아 들고 새해 소망을 3가지씩 적었다. 시민들의 기억 속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힘든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 했다. 종이로 배를 접어 광장 바닥에 놓던 자영업자 송대영(60)씨는 “나라 안팎으로 착잡한 일들이 많았던 터라 올 한 해를 정리하는 마음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광장 인근에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송박영신(送朴迎新ㆍ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음)’ 10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다양한 사전 행사가 마련됐다. 올해 마지막 날 열리는 촛불집회인 만큼 시민들은 한 해를 마치는 소회와 더 나은 2017년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광장에 각양각색의 메시지를 남겼다.

통치권자의 몽매함으로 힘든 고초를 겪은 시민들은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바로 선 나라를 원합니다’‘거짓 없는 세상을 만들자’ 등의 문구가 담긴 수천 개의 종이배가 놓인 광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재호(46)씨는 “한국에서는 그간 소수의 사람들만 기득권을 누려왔고 누구의 손길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 많았다”며 “불평등한 세상을 접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 설치된 길이 30m짜리 흰 천에도 시민들의 무겁고 날카로운 메시지가 가득 담겼다. 백발의 어르신부터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아이까지 많은 시민들이 각자 붓을 들고 ‘박근혜를 구속하라’‘희망 저버리는 나라 말고 꿈 꿀 수 있는 세상아 와라’ 등을 써 내려 갔다. 직장인 최항용(45)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정성을 담아 ‘대통령 미워요. 새해에는 건강히’라고 써 깜짝 놀랐다”며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은 세대와 계층을 뛰어 넘어 모두 같다”고 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광화문미술행동은 시민들의 ‘송박영신’ 메시지가 곳곳에 닿을 수 있도록 오후 4시부터 해당 천을 미국 대사관 앞 차벽에 붙였다.

사진작가 등 일부 예술가들은 892만 촛불 역사를 쓴 시민들의 모습을 기념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이들은 ‘그날, 나도 거기에 있었다’는 행사를 열고 시민들의 모습을 찍어 그 사진을 무료로 배포했다. 사진작가 정영신씨는 “광장을 지킨 시민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 역사의 한 켠에 남기고 싶었다”며 “사진을 받아 든 시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올 한 해를 마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31일 오후 광화문미술행동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대형 천에 시민들이 새해 맞이 문구를 쓰고 있다. 김정현 기자
31일 오후 광화문미술행동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대형 천에 시민들이 새해 맞이 문구를 쓰고 있다. 김정현 기자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주최 측이 집회 총 참가 인원 1,000만 돌파를 발표하자 폭죽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주최 측이 집회 총 참가 인원 1,000만 돌파를 발표하자 폭죽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