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제주 해안에 서식하는 해양미생물에서 췌장암 치료 등에 쓰이는 항생물질을 찾아냈다. ㎎당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항생물질을 대량 생산할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최그레이스 박사 연구팀과 최혁대 영남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3월 제주 해안지역의 퇴적토 지형을 탐사하던 중 신종 해양미생물을 발견했다. 이 미생물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영문 약자(MABIK)를 따서 마빅키박터 루버(Mabikibacter ruber)라고 명명됐는데, 이 발견 사실은 최근 미생물 분야 세계적인 권위지인 국제미생물학회지(IJSEM)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마빅키박터 루버를 분석한 결과 프로디지오신이라는 항생물질이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 항균ㆍ항생물질인 프로디지오신은 말라리아의 예방이나 췌장암의 치료제 등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프로디지오신에 라임병(진드기에 물려서 감염되는 질환) 유발물질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마빅키박터 루버 배양 과정에서 프로디지오신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배양조건도 찾아냈다. 해수부는 “프로디지오신 계열 항생물질은 제약시장에서 고가로 거래되고 있어 대량생산 기술이 이전되면 해양바이오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프로디지오신 계열 항생물질은 1㎎에 약 42만1,000원의 가격에 거래된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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