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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모술댐… 붕괴시 50만명 수몰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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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모술댐… 붕괴시 50만명 수몰 위험성

입력
2016.01.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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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스강 상류에 위치한 모술댐 전경. 출처 위키피디아
티그리스강 상류에 위치한 모술댐 전경. 출처 위키피디아

이라크 정부군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부터 16개월 만에 탈환한 모술댐의 붕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50여만명이 수몰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 상황이다.

12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구조적인 결함과 유지ㆍ보수작업 미비 때문에 모술댐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특히 미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비가 내리고 얼음이 녹아 수위가 높아지는 봄철에 모술댐이 무너지면 사망자가 약 5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소 거리가 멀지만 티그리스강에 접해 있는 수도 바그다드와 고대유적지 사마라 등도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NYT는 덧붙였다.

모술댐은 이라크 제2의 도시이자 북부지역 중심지인 모술에서 50㎞ 가량 떨어진 티그리스강 상류에 위치해 있다. 이라크 내 최대 규모인 이 댐은 니네바주 일대 주민 200여만 명에게 식수와 전력을 공급해온 전략적 요충지다. 이라크 정부군과 IS가 2014년부터 모술댐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대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모술댐이 붕괴 위험에 처하게 된 건 구조적인 결함과 정치ㆍ군사적 대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1983년 사담 후세인 정부 당시 연약한 석고층 위에다 높이 131m, 길이 3.2㎞인 대규모 댐을 건설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지적이 많다. 미 육군은 2006년 자체 보고서에서 댐 붕괴시 인근지역이 수위 5m 이상의 물난리에 직면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댐”으로 규정한 바 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진행돼온 유지ㆍ보수작업이 수년 째 중단된 것도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2014년 8월 IS가 모술댐을 차지한 이후 이 곳은 이라크 내 최대 화약고 중 한 곳이었다. 열흘 만에 미군이 모술댐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전투기ㆍ폭격기에 무인기까지 동원된 15차례의 폭격으로 댐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졌고, 이후에도 양측의 끊임없는 교전으로 댐의 주요 부위가 손상됐다.

양측의 교전 와중에 하루 600여명에 달하던 댐 유지ㆍ보수인력은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댐은 석고층이 점차 가라앉는 상황에서 지금껏 방치돼왔다. 지난해 이탈리아 트레비그룹이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모술댐 유지ㆍ보수 계약을 수주했지만 본격적인 작업은 시작도 못했다.

이라크 내부의 불안한 정치 상황도 한 몫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모술댐 관리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댐을 유지ㆍ보수할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경비 임무를 온전히 수행하기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무부처를 이끄는 무흐심 알심마리 수자원장관은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반미 시아파 성직자인 목타다 알사드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의 반대 움직임도 거세다.

국제사회의 지원 움직임 역시 아직까지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미 오바마 행정부는 세계은행을 통해 2억달러 상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IS 격퇴전 방식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면서 관련 논의가 답보 상태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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