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지지율 되레 하락, 與와 격차 벌어져 19%P 뒤져
"혁신위 활동 국민 피부 안 와닿고 리더십 부족해 신뢰감 상실"
"총선 앞두고 勢 결집" 반론도
메르스 정국에 이어 국회법과 유승민 사태로 새누리당이 깊은 내홍에 빠져있을 때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전혀 반사이익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에 유리한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 가운데 분당 논란 등으로 도리어 자중지란에 빠진 탓이다. 혁신위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한 모습에서 탈출하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2배 정도로 벌어진 정당지지도를 좁히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2배 차이로 벌어진 여야 정당 지지도
한국갤럽이 14~16일 전국 유권자 1,300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41%로 집계됐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22%를 각각 기록하면서 여당과의 격차는 7월 1주 15%포인트에서 2주만에 19%포인트로 벌어졌다. 메르스 사태와 국회법 및 유승민 정국, 국정원 해킹 의혹 등 집권여당에 불리한 악재가 두 달 가까이 이어졌지만, 여당의 위기를 야당이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 셈이다.
한국갤럽은 “새누리당 지지도는 대통령 직무평가 하락 국면이나 당청, 당내 갈등 상황에 처해도 큰 변화 없이 40%선을 유지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상대적으로 변화폭이 크다”며 “새누리당 지지층에 비해 새정치연합 지지층이나 무당층에 20~40대가 많은데 이들이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야 지도부에 대한 평가도 비슷한 추이였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가 41%, ‘잘못하고 있다’가 37%로 각각 조사됐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 대해선 ‘잘하고 있다’가 18%, ‘잘못하고 있다’가 63%를 기록했고,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도 부정률(63%)이 긍정률(27%)을 크게 웃돌았다.
국민 신뢰 못 얻는 야당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야당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는 “혁신위원들이 너무 지엽적인 문제, 최고위 사무총장 폐지 등 자신들에게는 중요할지 몰라도 국민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 문제들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으로는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 활동에도 불구하고 야권 전반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세월호 때보다 컸다는 메르스 사태는 정부가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일어난 만큼 충분한 반사이익이 기대됐다”며 “결국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 것도 리더십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총선이 다가올수록 야권도 결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한편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처음 포함시킨 가운데 새정치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16%)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무성 대표(15%), 문재인 대표(12%),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8%), 오세훈 전 서울시장(6%),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4%), 유승민 전 원내대표(4%), 정몽준 전 의원(4%) 순이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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