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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잘 나가는 정의당

입력
2018.07.13 17:27
수정
2018.07.13 18:4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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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6ㆍ13 지방선거 서울 광역의회 비례대표 선거에서 10% 가까운 유례없는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에서 얻은 의석은 110석 가운데 단 1석에 불과했다. 소선거구제 등 거대 정당에 유리한 기형적인 선거구제 때문이다. 지방선거 득표율을 2020년 치러질 총선 투표로 가정해 계산해 보면 문제점이 더욱 뚜렷해진다. 현행 선거구제라면 정의당은 겨우 4석을 얻는데 그치지만, 중앙선관위가 제시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면 31석을 차지한다. 단독으로 교섭단체(20석) 지위를 너끈히 확보하고도 남는다.

▦ 지방선거 이후 정의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 가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급기야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10%의 사상 최고 지지율을 기록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처음 따라잡았다. “총선에서 한국당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되겠다”고 밝힌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포부가 꿈만은 아니게 됐다. 지난 대선에서 역대 진보정당 후보 가운데 최고 득표(200만표)를 한 심상정 전 대표 말대로 ‘대중적 진보정당’의 기틀을 확실히 잡은 셈이다.

▦ 정의당의 대중성은 국회 특권 내려놓기에서 두드러진다. 국민의 지탄을 받는 국회 특수활동비 반납 및 폐지 추진을 비롯, 외유성 해외연수와 취업청탁ㆍ인사개입, 선심성 예산편성 등 5무(無) 약속이 대표적이다.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서의 ‘정의당 데스노트’와 갑질문화 근절 등 이슈에서 국민 눈높이에 가장 근접하다는 평가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달라진 정치지형도 정의당 상승세의 배경이다. 보수 심판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중도ㆍ보수 지지층을 잠식하자, 일부 진보진영이 정의당 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최저임금법 개정 등 민주당의 우클릭 행보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 서구적 의미의 진보정당이 자리 잡지 못한 한국 정치현실에서 제대로 된 진보정당의 존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구시대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집권 여당과 개혁 경쟁을 할 수 있는 견제 세력으로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총선까지 정의당 지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스스로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삶에 밀착한 정책을 꾸준히 제시하는 한편으로 노회찬ㆍ심상정을 잇는 대중적 간판스타와 능력 있는 청년들을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 지지율에 맞는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사활을 걸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충재 수석논설위원 cj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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