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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우 기자

등록 : 2017.09.14 08:15
수정 : 2017.09.14 23:22

러시아 도시서 잇따른 ‘가짜 폭탄테러 경고’ 왜?

등록 : 2017.09.14 08:15
수정 : 2017.09.14 23:22

우크라이나ㆍIS 해킹 의심… 정부의 대테러 훈련설도 제기

러시아 모스크바의 야로슬라프스키 기차역이 폐쇄된 앞을 사람들이 지나치고 있다. 이날만 도시 내 시설에 1만5,000명 이상이 대피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 4일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각지 대도시에서 민간인이 많이 모이는 장소들을 노린 ‘가짜 폭탄 경고’가 잇달아 몸살을 앓고 있다.

쇼핑센터, 기차역, 학교 등지에서 폭탄이 발견됐다는 신고로 연인원 수만명이 대피했지만 모두 가짜로 판명 났다. 러시아 정부는 ‘국외 해킹’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13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크렘린 근처 명품쇼핑몰인 GUM 쇼핑센터를 비롯해 주요 기차역 3개 등 총 20여개 건물에서 폭탄이 발견됐다는 익명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민간인 5만명을 대피시키고 수색에 나섰지만 모두 허위 신고로 드러났다. 모스크바뿐 아니라 사라토프에서는 쇼핑센터 7개에서 폭탄 신고가 접수됐고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나 이르쿠츠크ㆍ야쿠츠크 등도 가짜 폭탄 신고의 피해 도시가 됐다.

이 같은 가짜 폭탄 신고는 지난 10일부터 시작됐으며 12일부터 갑자기 늘어났다. 신고는 인터넷 전화를 통해 미리 녹음된 목소리 메시지가 재생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영방송에 공개된 녹음에 따르면 신고자는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폭탄처리반을 불러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 알아들었나?”라고 녹음된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고가 잇따른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러시아 보안당국은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친정부 성향의 신문들은 “대규모 해킹 공격”을 의심하고 있다. 국영방송은 기업 및 기관 205개가 해킹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주범으로는 러시아와 사실상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지목되고 있지만, 한 보안당국 관계자는 리아노보스티통신에 “허위 신고 범죄는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인물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주장도 폈다.

일각에선 이 가짜 신고가 정부가 추진하는 일종의 훈련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페름 지역지 ‘아르구멘티 이 팍티’는 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공격은 전국적 규모의 대테러 훈련”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 기사는 현재 삭제돼 볼 수 없다.

러시아는 지난 4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를 비롯해 종종 무슬림 극단주의 진영의 테러 대상이 돼 왔기에 테러에 긴장할 이유는 충분하다. 게다가 러시아는 현재 ‘자파드’라 불리는 서부지역 대규모 군사훈련을 앞두고 있다. 겐나디 구드코프 전 야당 의원은 정부 당국이 가짜 폭탄테러 신고를 대테러 훈련 용도로 사용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면서 “(훈련인 게) 사실이라면 완전히 헛짓거리”라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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