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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기자

등록 : 2015.10.20 10:30

[고은경의 반려배려]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는 방법

등록 : 2015.10.20 10:30

랑스 파리에 있는 반려동물 공동묘지. www.parischerie.com 사진

주변에서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었다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 대부분은 15세 안팎으로 노화로 인한 죽음이었다.

갑작스럽던 예고되었던 가족으로 함께 지내던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반려동물 장묘업’을 알아 보다가 업체를 믿지 못해서, 아니면 돈이 든다고 뒷산에 묻어줬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불법이다. 묻은 장소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는 데 국립공원 등 공공장소에 묻으면 최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전염병 예방과 환경보호를 위한 조치이다.

‘반려동물 장묘’가 이즈음 관심을 얻는 이유가 있다. 마당에 묶어 놓는 게 아니라 집 안으로 들이는 이른바 ‘반려견’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쯤부터다. 그때 강아지들이 수의료 기술 발달로 예전보다 수명이 연장되면서 이제 노령견이 됐다. 예전에는 반려견이 죽어도 장례를 치른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하거나 일부 부유층에 한정된 것으로 여겼지만 반려견이 어엿한 가족의 일원이 되면서 반려동물 장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이들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국내에는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는 합법적인 방법이 세 가지 있다. 원래 동물 사체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폐기물이나 의료폐기물로 분류해 처리해야 했다. 생활폐기물로 분류하면 생활쓰레기봉투에 넣어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되고, 의료폐기물이 되면 동물병원을 통해 소각장으로 보내진다. 하지만 이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말 동물 사체가 동물 장묘시설에서 처리될 경우 폐기물관리법 적용 범위에서 제외되는 법안이 통과됐고 동물 장묘업체에 맡기는 것도 합법화되었다.

하지만 동물 장묘업에 대한 관리는 아직 허술하다. 업계에 따르면 관련 업체가 수백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동물 장묘업으로 등록한 업체는 전국에서 14군데에 불과하다. 비용도 20만원부터 수백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등록하지 않고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제대로 된 화장시설을 갖추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동물 장묘업으로 등록한 업체인데도 10마리를 한꺼번에 화장했다가 들통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동물장묘업 수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동물 장묘업체들이 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는 폐기물 처리 시설 설치 등 비용이 많이 들고 다양한 인허가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역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시설이 들어서는 걸 반기지 않는다.

하지만 관련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요구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미국에서는 수백여개의 반려동물 묘지가 있고, 프랑스는 공공 장례장, 사설 장례장을 동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역시 반려동물의 사체를 함부로 처리하지 못하게 하고 교외 지역에 동물 전용 묘지가 생겨나고 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만큼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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