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롯데 구승민 상대 솔로포
국내 프로야구 최초 통산 400홈런
일본서 159개 더하면 통합 559개
이승엽(39ㆍ삼성)은 3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구승민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라선 순간이었다.
타구는 관중의 손을 맞고 구장 밖으로 나갔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TV 카메라에는 이승엽의 아내 이송정씨가 자녀의 손을 잡고 감격 해하는 모습이 잡혔고, 아버지 이춘광씨는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전광판에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400홈런의 대기록 달성을 뜻하는 ‘400’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찍혔고, 축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포항구장은 이승엽의 대기록을 축하하는 축제무대로 변했다. ‘이승엽’을 외치는 소리는 끝없이 메아리 쳤다.
이승엽의 400홈런은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기록이다. 140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400홈런을 달성한 타자는 역대 53명이고, 그 중 현역 타자는 5명에 불과하다.
올해 80주년을 맞이한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총 18명의 타자가 400홈런 이상을 기록했지만,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국내 무대에서는 아예 이승엽의 홈런기록 경신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압도적이다. 역대 2위 양준혁(351홈런)은 은퇴했고, 현역 2위 이호준(299홈런)은 이승엽의 1년 선배다.
일본 시절까지 더하면 그의 기록은 더욱 빛을 발한다. 이승엽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시즌을 일본에서 뛰며 통산 159홈런을 때려냈다. 한국과 일본 합산 홈런은 559개다.
프로 데뷔 첫 해인 1995년 5월2일 광주 해태전에서 선발 이강철을 상대로 첫 홈런을 터트린 이승엽은 1999년 최연소 통산 100홈런(22세8개월17일)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01년에는 최연소ㆍ최소경기 200홈런(24세10개월3일ㆍ816경기) 고지를 밟았고, 2003년 최연소·최소경기(26세10개월4일ㆍ1,075경기) 300홈런을 쏘아 올렸다. 300홈런은 세계 최연소 기록이다.
한 시즌 50홈런 시대도 이승엽이 앞장섰다. 이승엽은 1999년 54홈런을 때려내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50홈런 고지를 밟았고, 2003년 56개의 아치를 그려 당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의 대기록이 빛나는 이유 중 하나는 꾸준함에 있다. 이승엽은 일본 시절을 제외하고 1997~2012년까지 8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했고, 1997~2003년까지는 7시즌 연속 30홈런을 작성했다. 1997ㆍ1999ㆍ2001~03년 등 총 다섯 차례 홈런 1위에 올라 최다 홈런왕 타이틀리스트이기도 하다. 400홈런으로 올 시즌 10홈런을 기록하며 역대 6번째로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 달성했다. 이승엽은 경기 후 “상대투수(구승민)를 오늘 처음 상대했는데, 직구와 포크, 2구종을 중점적으로 던지는 투수라 포크볼은 버리고 직구가 들어오면 무조건 돌린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걸려들었다”며 “450홈런에도 도전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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