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두 차례 상승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될 경우 외국자본 240억 달러(약 25조9,000억원)가 한국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추정되나, 한국 경제는 그 충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우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외국자본 유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고, 이른바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지수(변동성지수ㆍ17일 기준 13.4포인트)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상승폭(53.2포인트)의 절반인 29.0포인트 급등하는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실증 분석했다. 연준의 1회 금리 조정폭이 통상 0.25%포인트인 만큼, 6주마다 열리는 연준 회의에서 두 차례 연속 금리가 인상되고 이로 인해 신흥국 자금 이탈 등이 발생해 투자심리가 급변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그 결과 차입자금 등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최대 240억 달러까지 유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외국인 자금 유출규모의 48% 수준이다.
다만 보고서는 이 같은 규모의 자금유출은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984억 달러”라며 “예외적 상황을 가정해 (최대 240억 달러의) 자본 유출이 발생한다고 해도, 이는 외환보유액의 6% 수준이라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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