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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중국 리그 영입‘주춤’ 사드 보복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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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중국 리그 영입‘주춤’ 사드 보복 의구심

입력
2017.01.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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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과 외국인 출전 제한 규정 강화로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슈퍼리그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중계권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모습. 슈퍼리그 페이스북
사드 보복과 외국인 출전 제한 규정 강화로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슈퍼리그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중계권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모습. 슈퍼리그 페이스북

국가대표 선수 A는 작년 말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구단으로부터 거액의 이적료와 연봉에 영입 제안을 받았다. A도 중국에 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몇몇 친한 동료들에게도 알렸다. 하지만 갑자기 구단이 태도를 바꿨고 협상은 중단돼 버렸다. 한 에이전트는 “증거는 찾을 수 없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보복의 일환 아니냐는 말이 파다했다”고 귀띔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ㆍ중 갈등이 공연예술 등 문화에 이어 스포츠로 번지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종목은 축구다.

슈퍼리그에는 장현수(26ㆍ광저우R&F), 김기희(29ㆍ상하이 선화), 홍정호(28ㆍ장쑤 쑤닝) 등 10여 명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성실하고 기량도 뛰어난 한국 선수들은 중국 내에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상 낌새를 가장 먼저 눈치 챈 건 중국을 활발히 오가며 거래하는 축구 에이전트들이다. 한 에이전트는 “모든 게 예전처럼 협조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이 때문인지 올 겨울 중국으로 간 선수는 김형일(32ㆍ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황석호(28ㆍ톈진 테다), 권경원(25ㆍ톈진 콴잔) 등에 그쳤다. 또한 최근 1년 사이 최용수(45ㆍ장쑤 쑤닝), 이장수(61ㆍ창춘 야타이), 장외룡(58ㆍ충칭 리판) 등 많은 한국 감독들이 슈퍼리그 지휘봉을 잡았지만 요즘은 뜸하다. 임종헌(51) 감독이 갑급리그(2부) 리지앙 자원하오로 갈 거란 전망이 나오는 정도다. 이 에이전트는 “작년에 한국인 감독들이 대거 슈퍼리그 사령탑을 맡으면서 중국 내에서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것들이 사드와 얽히면서 나온 현상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축구협회(CFA)가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을 강화하면서 슈퍼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팀 당 외국인 선수를 5명까지 보유하고 이 중 3명을 동시에 출전시킬 수 있었다. 아시아 쿼터(아시아 국가 출신에게 주는 예외 규정) 1명까지 포함하면 최대 4명이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 아시아 쿼터를 포함해 최대 3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시진핑(64)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식에 밝은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이 회의 때 슈퍼리그 이야기가 나오자 오스카(26)를 예로 들며 ‘그런 이적료가 말이 되느냐’고 화를 벌컥 냈다는 말을 중국 인사들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올 겨울 카를로스 테베스(33)는 세계 최고액인 주급 9억 원의 조건으로 상하이 선화 유니폼을 입었고 브라질 국가대표 오스카도 슈퍼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인 6,000만 파운드(751억 원)에 첼시를 떠나 상하이 상강으로 옮겼다. 시 주석의 지시에 중국축구협회가 부랴부랴 이번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구단들이 상대적으로 몸값이 높은 유럽리그 출신을 우선 중용할 것으로 보여 한국 선수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이 규정이 당장 시행될 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관계자는 “비싼 돈을 들여 이미 외국 선수들을 영입한 몇몇 구단이 강하게 반발해서 1년 유예 기간을 둘지 여부를 곧 재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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