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 기자

등록 : 2017.01.12 15:17
수정 : 2017.01.12 15:17

5년간 대학 실험실에서 갇혀 산 비글 네 자매

등록 : 2017.01.12 15:17
수정 : 2017.01.12 15:17

[가족이 되어주세요] 96. 4~6세 비글 미오, 사랑, 소원, 푸름이

실험견 출신 가운데서는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성향을 보이는 푸름이. 한국일보 자료 영상 캡처

이번 주 ‘가족이 되어주세요’에서는 대학에서 의약용품 유해성 실험, 영상의학 관련 실험에 동원되다 구조된 비글 네 마리를 소개합니다. 여섯 살 암컷인 사랑과 푸름, 소원은 실험실 모견으로 활용되다 더 이상 새끼를 낳을 수 없게 되자 의약용품 유해성 실험, 영상의학 관련 실험에 동원됐습니다.

무려 5년간 실험실 밖을 나와본 적이 없었던 것이죠. 대학의 결단으로 세 마리는 지난 해 8월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나머지 세 마리보다 덩치가 약간 작은 미오(4세·암컷)는 영상 관련 실험에 활용되다 언니들보다 한 달 뒤에 실험실 밖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온 네 마리는 소음, 냄새 등 그 동안 전혀 겪어보지 못했던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활동가와 봉사자들은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는 네 마리를 위해 구태여 일부러 안아주거나 다른 개들과 억지로 어울리게 하지 않고 그저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과 처음에는 구석에 숨기도 하고 다른 개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일반 반려견 못지 않은 애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이는 사람을 따르면서도 사람이 막상 안으려고 다가가면 도망 다닌다. 한국일보 자료 영상 캡처

사랑이와 푸름이는 실험실 내에서 의지를 많이 했는지 지금도 항상 같이 다니면서 의지를 합니다. 푸름이가 비글 종답게 사고를 칠 정도로 밝고 명랑한 반면 사랑이는 사람을 따르면서도 막상 안으려고 다가가면 도망 다니는 데요. 비글구조네트워크를 이끄는 유영재 대표는 “사람을 따르는 걸 봐선 사람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손이 다가오면 실험을 당했던 경험이 떠오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미오는 처음에는 구석에 숨어 찾기도 어려울 정도였지만 이제는 개들과도 잘 지내고 사람도 잘 따르게 됐다. 한국일보 자료 영상 캡처

미오는 처음에는 구석에 숨어서 아예 찾기도 어렵고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소심했는데요 이제는 다른 개들하고 엄청 잘 어울리고, 봉사자들이 오면 먼저 안아달라고 할 정도로 활발해졌습니다. 특히 먹을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해요.

소원이는 네 마리 가운데 유일하게 일반 가정에서 1개월간 생활을 마치고 왔습니다. 네 자매 중에서도 가장 사람을 좋아하는데요, 반면 다른 개들한테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정이 든 봉사자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무척 서운해할 정도로 사람을 따릅니다. 성대수술을 받아 짖지 못하고 슬개골 탈구와 이빨 관리도 필요합니다.

소원이는 실험실 연구원들에게서도 가장 예쁨을 받아서인지 개보다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한국일보 자료 영상 캡처

비글구조네트워크와 봉사자들은 실험견이 구조되면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고 또 일반 가정에서 1개월 가량 생활하면서 혹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파악한 이후 입양을 보내게 됩니다. 입양하려는 가족이 나타난다고 해도 최소 1개월간의 적응기간을 거친 다음에 입양심사를 하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3~5년간 케이지 밖을 나오지 못한 개들이니만큼 사람들이 생활하는 패턴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상담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유 대표는 “입양을 한 가족들이 활동가, 입양상담담당자, 봉사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공유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을 위해 평생을 지냈지만 아직까지 집 밥 한번 먹어보지 못한 네 자매가 평생을 함께 할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정진욱 인턴기자

이예진 인턴PD

▶미오 푸름 사랑 소원 비글 네 자매 영상보기

▶입양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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