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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서 가장 오래된 용마루 장식기와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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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서 가장 오래된 용마루 장식기와 복원

입력
2016.11.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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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흥사지 동승방지에서 출토 된 치미 복원 모습. 한반도에서 발견, 복원된 치미 중 가장 오래된 문화재다. 문화재청 제공
왕흥사지 동승방지에서 출토 된 치미 복원 모습. 한반도에서 발견, 복원된 치미 중 가장 오래된 문화재다. 문화재청 제공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치미(鴟尾ㆍ용마루 끝에 설치해 위엄을 높이고 귀신 쫓는 역할을 한 장식 기와)가 복원 공개됐다. 백제 위덕왕이 577년 세운 부여 왕흥사 터에서 나온 것으로 백제 사비 도읍기의 기와 제작기술과 건축기술, 건축양식 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13∼2014년 발굴조사 중 승방으로 추정되는 동건물터의 양끝에서 지붕에 올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치미를 각 1점씩 발굴해 복원한 한 쌍을 3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양식과 문양으로 볼 때 경주 황룡사지 치미, 부여 부소산 폐사지 치미, 익산 미륵사지 치미 등보다 제작 시기가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배병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은 “왕흥사지 치미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화려한 치미”라며 “중국 문화를 백제화한 사례로 신라 황룡사지 치미, 일본 오사카 시텐노지(四天王寺) 치미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로 사찰의 금당(본존불을 안치하는 중심 건물)이나 강당 터에서 나온 치미가 승방 터에서 출토됐다는 것은 당시 승려의 지위가 상당히 높았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부여박물관은 2014년 하반기 부서진 133개 치마 조각을 수습해 1년여에 걸쳐 남쪽 치미는 상부, 북쪽 치미는 하부를 복원하고 삼차원 입체영상 기술로 상하부 전체를 복원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복원 이미지에 따르면 왕흥사지 치미는 높이가 123㎝, 최대 너비가 74㎝이다. 전체적인 생김새가 꼬리를 세운 새가 비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연꽃무늬ㆍ구름무늬ㆍ초화(草花)무늬 등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됐다. 최맹식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흙을 기다란 가래떡처럼 만들어 쌓아 올리는 테쌓기 기법이 치미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테쌓기는 고대 기와 제작 방식으로, 서울 풍납토성 기와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왕흥사터는 2000년부터 15차례 학술발굴조사가 진행된 백제의 대표적인 사찰 유적이다. 2007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리보관용기인 사리장엄구와 일괄 공예품들(보물)이 나와 577년 창건 역사가 밝혀졌다. 복원된 치미는 29일부터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세계유산 백제’에 출품돼 일반에도 선보인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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