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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는 순종이 아니라 사랑을 주고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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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는 순종이 아니라 사랑을 주고받는 것”

입력
2017.04.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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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된 시대 맞게 새 정의 필요

부모도 자격 갖추도록 노력해야

전시ㆍ교육체험 등 프로그램 도입

정신문화유산의 한류 기대

장시성 대전효문화진흥원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효문화의 본산이 되도록 대전효문화진흥원을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시성 대전효문화진흥원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효문화의 본산이 되도록 대전효문화진흥원을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효는 일방적인 것이 아닙니다. 젊은이와 어르신들이 상호 관계속에서 사랑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장시성(61) 대전효문화진흥원장은 “효를 얘기하면 고리타분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시대에 맞게 효를 새롭게 정의하고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문을 연 대전효문화진흥원은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국가 최초로 설립된 효문화 체험ㆍ교육 및 연구 전문기관이다. 2012년 보건복지부의 전국 건립공모에서 선정돼 국비지원을 받아 대전시의 출연기관으로 설립됐다.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으로 효문화진흥원 공모사업에 관여했던 장 원장은 중구 부구청장과 시 산하기관인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을 거쳐 초대 대전효문화진흥원장에 취임했다. 20일 진흥원에서 만난 장 원장은 “국민들이 효에 대해 옛날 자기 희생을 전제로 무조건 윗사람에 순종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갈수록 효에 대한 인식이 희박해지고 교육도 멀리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장 원장은 “현대의 효는 일방적이 아닌 상호적이어야 한다”며 “아랫사람이 무조건 순종하고 받드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간 관계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자자효(父慈子孝)처럼 부모도 자식으로부터 효를 받으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문화진흥원의 영문표기를 ‘젊은이와 어르신들의 조화’(Harmony of Young and Old)라는 말의 머릿글자를 따 ‘HYO’로 하고 있는데 현대적 의미의 효와 잘 부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전효문화진흥원은 효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전시체험, 실생활 체험을 통해 효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교육체험, 전국 효문화 관련 자료를 모으고 정책을 개발하는 연구기능 역할을 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자라나는 세대들이 효의 의미를 이해하고 실생활 체험을 통해 스스로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라며 “효의 가치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주입식 교육은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가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효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고전에서 현대까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효행 사례를 소개하고, 사임당과 율곡 등 위인들의 효심, 가시고기 등 물고기의 사례를 통해 학생들이 효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도록 하고 있다. 같은 의미에서 효문화교육관의 노년생애체험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학생들에게 시력과 청력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져 보행보조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행동을 따라 해보도록 하고 있다.

효관련 자료 수집에도 나설 계획이다. “전국 곳곳에 효행비나 효열문 등이 세워져 있지만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상태”라며 “이를 전수 조사해 도록으로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 원장은 “한류바람을 타고 음식과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처럼 효도 한국의 대표적인 정신문화유산으로 세계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글ㆍ사진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장시성 원장

1956년 충북 괴산 출생

2009년 명지대 행정학 박사

2016년 성산효대학원대학교 효학과 박사과정 수료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 안전행정국장, 중구 부구청장,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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