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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이제 그만

입력
2016.12.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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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을 중심으로 유색인 가족의 크리스마스 사진에 #christmasSOwhite 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백인만의 크리스마스가 아닌,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를 만들기 위해서인데요.

여러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놀랍게도 6살 난 흑인 소녀의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소녀는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찾고 싶었지만, 흑인 가족의 모습을 담은 크리스마스 사진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앞으로는 소녀와 같은 곤란함을 겪는 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대신 ‘컬러풀 크리스마스’를 빌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글·기획=정유경 인턴기자 (서강대 프랑스문화 4)

디자인=백종호 디자이너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이제 그만

6살 사라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나디아 파월 아줌마가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하는 일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표현한 사진을 골라달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라는 고를 수 없었습니다.

이야기는 광고 컨설턴트인 파월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자기 딸의 학교 친구들에게 모두 멋진 웹사이트를 만들어주겠다고 ‘재능기부’를 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파월을 첫 번째로 찾아온 학생이 바로 사라. 사라는 '눈싸움'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인터넷 사진을 검색해 보니, 가족들이 눈싸움을 하는 모든 사진이 백인, 그것도 금발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자신과 같은 흑인 가족이 눈싸움하는 사진을 찾을 수 없었던 사라는 결국 가족의 뒷모습만 나온 사진을 골랐습니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것은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서 가족과 선물상자 열기예요"

마찬가지였습니다. 또다시 사라는 뒤통수만 나온 사진을 고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월은 가슴 아팠습니다. 이 소녀는 매일 자기처럼 생기지 않은 사람만 미디어에 등장하는 세상,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화이트 크리스마스'라 부르는 세상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유색인 가족의 크리스마스 사진에 #christmasSOwhite 란 해시태그를 다는 프로젝트는 그렇게 생겨났습니다.

파월은 여러 피부색을 가진 어린이 모델을 위한 에이전시 룩스 라이크 미(Looks Like Me)의 CEO 셀마 니콜스와 광고 기획자 나탈리 고든, 렌 그레이엄과 #christmasSOwhite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한 소녀가 고른 '뒷모습 사진'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구글, 미디어컴, 에델만을 포함한 8개의 대형 언론과 마케팅 그룹의 재정적 후원을 받았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부모들은 모두 자녀로부터 "TV나 잡지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하얀 피부를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대중매체 속 이미지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심지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매체에서 흑인과 소수민족이 적은 것은 편견 때문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그들의 존재 자체가 지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나디아 파월-

영국과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이 같은 편견은 공기처럼 존재합니다. 어린 소녀들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속의 ‘공주’처럼 흰 피부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고 부러워합니다.

가장 큰 혐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래의 아이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대신 '컬러풀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을까요?

기획ㆍ글 정유경 인턴기자

디자인 백종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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