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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억 깎인 11조 추경… 공무원 증원 절반으로, 가뭄ㆍ올림픽 예산은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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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억 깎인 11조 추경… 공무원 증원 절반으로, 가뭄ㆍ올림픽 예산은 늘려

입력
2017.07.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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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채용비도 전액 삭감

정부 예비비 투입하기로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대 및 기권 투표 등으로 정족수를 채우면서 2017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대 및 기권 투표 등으로 정족수를 채우면서 2017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꿸 첫 단추인 일명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22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당초 이번 추경의 목적으로 ▦공공 일자리 확충 ▦중소기업 고용여건 지원 ▦사회취약계층 소득기반 확대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회의 ‘손질’ 과정에서 야권의 강한 반발에 중앙 공무원 채용 규모가 반토막 나고, 일자리 예산 규모도 조금씩 감액됐다. 반면 가뭄대책 등 민생 예산이나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 예산은 크게 증가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경의 최종 규모는 11조332억원이다. 정부가 지난달 7일 제출한 최초안(11조1,869억원)보다 1,537억원 줄어든 규모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1조2,816억원이 감액되고, 1조1,279억원이 증액됐다”고 말했다.

먼저 정부 추경안의 핵심이었던 공무원 채용비(80억원)는 전액 삭감됐다. 정부는 올 하반기 중앙직 공무원 4,500명을 증원하겠다며 채용ㆍ교육비(인건비 제외)로 80억원을 추경안에 반영했다. 이에 야3당은 “공무원 증원 목적의 추경은 절대 불가”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여야는 추경에서 이 예산을 빼는 대신 정부 예비비(500억원)를 공무원 추가채용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야권은 ‘80억원 전액 삭감’이란 명분을 얻고,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임기 내 공무원 17만4,000명 확충’을 추진할 실리를 취한 셈이다.

다만 여야간 타협 과정에서 중앙 공무원 채용 규모(당초 4,500명)는 2,575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추가로 증원되는 직군은 경찰(1,104명), 군부사관(652명), 근로감독관(200명) 등으로 한정됐다.

일자리 추경의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예산도 심의 과정에서 대거 깎였다. ‘중소기업 모태펀드 출자금’ 사업 예산(1조4,000억→8,000억)이 대표적이다. 벤처캐피탈(VC) 등이 이를 이용해 창업초기 기업에 투자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걸려 추경의 핵심인 ‘시급성’ 요건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역시 단기 일자리 창출과 거리가 먼 연구ㆍ개발(R&D) 관련 예산(6개 부처, 21개 사업)도 218억원(622억→404억원) 깎였다. 7년 미만의 기업이나 대표가 39세 이하인 청년 창업자에 정책자금을 융자해주는 ‘창업기업자금’ 사업 또한 당초 정부안(6,000억원)보다 2,000억원 감액됐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 확충에 개입하는 성격의 예산도 국회의 ‘칼질’을 피하지 못했다. 구직 단계별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인 ‘취업성공패키지’ 예산은 244억원(1,350억→1,106억원) 줄었다. 이외에 노인일자리 확충 사업(-114억), 아동안전지킴이 채용 사업(-24억) 등 각종 사회서비스 일자리 분야에서도 예산이 삭감됐다.

이번 추경에는 국민기초생활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데 필요한 490억원도 포함됐다. 오는 11월부터 적용돼 노인과 중증장애인 가구의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100세 어머니가 빈곤 상태에 놓여 있어도 부양의무자인 80세 딸의 소득(재산 포함) 때문에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이 사라지게 된다. 이번 완화 조치에 11~12월 두 달 간 490억원이 들어가며, 내년에는 2,94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국회는 상습 가뭄지역에 저수지 등 수리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가뭄대책 예산을 정부안보다 1,027억원 증액했다. 또 국내외 홍보 등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예산(532억원)이 추가로 배정됐다. 충남(가뭄), 강원(평창동계올림픽) 지역 일부 의원들은 이날 “추경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지만 정부 관계자는 “애초 정부 추경안에도 민생 예산이 대거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전적으로 추경에 부적합한 ‘지역구 예산’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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