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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도부 사퇴 표명 요구ㆍ박 대통령 중립 입장이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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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도부 사퇴 표명 요구ㆍ박 대통령 중립 입장이 '결정타'

입력
2015.04.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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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과 210차례 통화 의혹에 지도부, 靑ㆍ친박 통해 전방위 압박

이병기 실장, 朴心 전달로 정점 "국정 챙기겠다"던 李 총리 백기

박근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한ㆍ페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정호성(오른쪽) 부속비서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리마(페루)=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한ㆍ페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정호성(오른쪽) 부속비서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리마(페루)=뉴시스

이완구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20일 여권 핵심부는 온종일 급박하게 움직였다. 청와대 참모진은 지구 반대편인 페루 리마의 순방 수행단과도 ‘핫라인’을 가동했다.

“대통령 귀국 전 사의 표명해야”… 與 결의가 분수령

이 총리 거취 문제가 급물살을 탄 것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지도부 회의 직후부터였다. 이 총리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1년 새 210여 차례나 통화했다는 보도가 추가로 나오는 등 이 총리의 기존 해명을 뒤엎는 주장과 의혹이 잇따르면서 여론 악화를 방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박 대통령 귀국 전 사의 표명’을 요구키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총대를 멨다. 새누리당 투톱은 낮 12시를 전후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이 총리의 선(先) 사의 표명을 공식 요구했다. 늦어도 4ㆍ29 재보선 사전투표(24~25일) 전날까지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시점을 못박았고, 야당이 이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전달했다고 한다.

이 실장은 중남미 순방차 페루를 방문중인 박 대통령에게 새누리당 지도부의 의견과 국내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조 수석은 새누리당 내 몇몇 친박계 핵심의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돌아온 답변은 한결같이 박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하라는 주문이었다.

페루와 서울 간 시차가 14시간임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9일 오후 11시를 전후해 이 실장으로부터 국내 상황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 실장의 보고를 받고 특별한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총리가 사퇴 결심을 굳힌 건 이 같은 분위기를 전달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李총리, 朴대통령 중립의사 확인 후 고심하다 결단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에게 당의 입장을 전한 직후 이 총리와 가까운 복수의 친박계 의원들을 통해 이 총리 측에도 사퇴 의사 표명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이 총리 측에선 사퇴 쪽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간 것은 한 친박계 핵심의원이 오후 4시30분쯤 청와대에서 이 실장과 만난 이후부터다. 이 실장은 당 지도부의 의견을 보고받은 박 대통령이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음을 설명했고, 이런 기류는 이 의원을 통해 이 총리에게 전달됐다. “흔들림 없이 국정을 챙기겠다”고 강조해온 이 총리가 오후 5시쯤 공관으로 퇴근하면서 자진사퇴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는데 시점상으로 거의 일치한다.

이 총리는 이후 공관에 머물며 최종적으로 사퇴 결심을 굳혔고, 페루와의 시차를 감안해 오후 11시(현지시간 20일 오전 9시)쯤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때를 전후해 이 실장에게는 ‘메신저’를 통해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사실을 이 실장의 공식 보고절차를 밟고 나서 21일 0시 20분쯤 공식 확인했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실장에게서 오후 11시40분쯤 이 총리 사의 표명 사실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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