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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물가 초비상인데... 정부는 ‘재탕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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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물가 초비상인데... 정부는 ‘재탕 대책’

입력
2017.0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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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 대책과 판박이

직거래장터 할인 등 예년 수준

채소ㆍ과일 공급량은 되레 줄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설 연휴(27~30일)를 앞두고 민생안정대책을 내놨지만 최근 치솟고 있는 생활 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계란과 채소 등 농축수산물 물가가 이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도 정부 대책은 예년과 달라진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10일 ▦설 성수품 공급 확대를 통한 생활물가 안정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 최소화 ▦서민·취약계층 지원 ▦교통·물류·안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상당수 대책이 지난해 발표된 설 대책과 거의 똑같거나 표현만 일부 바뀐 수준이다. 특히 올해 작황부진으로 가격이 급등한 채소·과일의 경우 비축·계약재배물량을 평시 대비 90~170% 확대공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오히려 지난해(3.3배)보다도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축산·임산·수산물도 방출 물량에서 일부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두드러지는 부분은 없었다.

총 2,446개소의 농임협 특판장과 직거래장터에서 설 성수품과 선물세트 등을 10~30% 할인판매하고 공영홈쇼핑 등 온라인몰에서 세일 행사를 하는 것도 예년 대책과 판박이다. 할인율도 10~30%로 예년과 비슷하다.

이미 내놨던 대책을 마치 설 대책인양 새롭게 포장한 것도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청탁금지법의 여파를 감안해 선물 상한선인 5만원 이하 소포장 실속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직거래·전자상거래 등 유통구조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9월 법이 시행된 직후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내놓았던 대책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계란 관련 대책도 효과가 있을 지 미지수다. 정부는 농협 등이 보유한 물량(2,000만개)과 방역대(AI 발생 농가 3㎞ 이내) 내 반출 제한 물량(2,800만개)을 설 기간 동안 최대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일 계란 수요가 평소(4,300만개)보다 23% 가량 많아지는 설 연휴 기간 이 정도 물량으로 공급난을 해결하긴 불가능해 보인다.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은 “경기가 어려운 틈을 타 일부 기업들이 이미 물품 값을 올린 상황에서 뒤늦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대책을 내 놨다”며 “소비자 체감물가를 낮추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도 “이번 대책에선 당장 치솟은 물가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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