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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추석도 동남아로? 꼭 챙겨야 할 필수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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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추석도 동남아로? 꼭 챙겨야 할 필수품은?

입력
2016.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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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택시 기승 동남아 여행에 차량공유 앱 유용

서울 등 세계 다른 지역처럼 기존 택시 사업자와 갈등 빚기도

최근 명절 연휴를 활용해 외국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추석 전날인 13일부터 일요일인 18일까지 엿새간 인천공항 이용객이 100만명에 이르리라는 전망은 크게 놀랍지 않다. 오히려 내년 추석 연휴 여행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직장인이 많다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내년 추석에는 대체공휴일 등으로 최장 10일까지 쉴 수 있어서다.

지금 이 순간 다음 명절 가족 여행 항공권 정보를 알아보고 있다면 챙겨야 할 중요한 정보가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여행지에서 필요한 필수 스마트폰 응용소프트웨어(앱) 정보다. 특히 동남아를 행선지로 정했다면 과다요금, 일명 ‘바가지 택시’ 공포에서 구해 줄 차량공유 앱은 우선적으로 내려 받는 게 좋다.

현금결제도 되는 그랩, 동남아판 우버 되다

그랩 창업자 앤소니 탠.
그랩 창업자 앤소니 탠.

미터기 시스템이 덜 정착된 동남아에서는 차에 오르기 전 택시 기사와 가격을 흥정하는 관광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동남아 여행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는 바가지 택시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나 바가지 택시를 피하려는 문의가 반복적으로 올라온다.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를 찾은 회사원 윤모(32)씨는 차량공유 앱을 이용해 무난하게 여행을 마쳤다. 윤씨는 “대기업인 블루버드(blue bird)가 운영하는 미터기 부착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는 정보를 미리 검색해 보고 갔지만 블루버드 차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외양만 블루버드를 흉내 낸 차도 많아 처음부터 앱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윤씨가 주로 사용한 앱은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이다. 2011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재학생 앤소니 탠의 아이디어로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해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등이 투자한 동남아 대표 앱으로, 우버에 비해 철저히 현지화했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인도네시아에서는 현금으로도 결제할 수 있고,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교통 정체가 심해 그랩 바이크도 운영한다. 발리 그랩을 이용한 윤씨 역시 “동남아에서는 카드 불법 복제도 걱정이 되는데 현금 결제가 되니 편리했다”고 말했다. 우버와 달리 차량 호출 전에 예상 가격이 아닌 정확한 가격을 미리 제시해 주는 것도 특징이다.

발리 쿠타에서 우붓까지 차량을 요청한 그랩의 예약 화면. 1시간 가량 소요되는 거리로 가격 154루피아(약 1만4,00원)가 미리 제시돼 있다.
발리 쿠타에서 우붓까지 차량을 요청한 그랩의 예약 화면. 1시간 가량 소요되는 거리로 가격 154루피아(약 1만4,00원)가 미리 제시돼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한 그랩이 차량 중심 서비스라면 오토바이 택시 ‘오젝(Ojek)’의 선호도가 높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 고젝(Go jek)이 인기가 많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나딤 마카림이 2010년 설립한 고젝은 2015년초부터 오토바이 택시와 승객을 연결해 주는 앱을 선보였다. 택배, 배달, 장보기, 청소, 미용, 안마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대폭 늘리면서 최근에는 미국 대형 사모투자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모든 앱의 원조 격으로 ‘우버피케이션(Uberficationㆍ우버화)라는 단어를 낳은 우버도 물론 동남아에서 이용 가능하다. 중국에서 한 번 실패를 경험한 우버는 동남아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갈등 빚는 기존 기사와 우버ㆍ그랩 기사들

발리 창구(Canggu) 지역에 세워져 있는 차량공유 호출 금지 표지판.
발리 창구(Canggu) 지역에 세워져 있는 차량공유 호출 금지 표지판.

물론 동남아의 차량공유 업체들도 기존업계 반발에 부딪쳤던 서울 등 다른 국가 도시의 사례처럼 만만치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리에서 2년째 우버 기사로 일하고 있는 무하매드 트리 샌디(34)는 발리의 대표적인 명소인 우붓과 사누르 지방에 가고 싶어하는 손님은 받지 않는다. 그는 이 지역 기존 택시 기사들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그는 “기사들이 내 얼굴과 차량 사진을 갖고 있어 손님을 태우고 가면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버 동료 중에 폭행을 당하거나 차량이 부서진 경험을 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발리 곳곳에는 기존 택시 기사들이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앱 택시는 내리는 것만 가능하다(Drop Only)’는 표지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택시 기사 1만여명이 참석한 차량공유 서비스 항의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계가 ‘우버 VS 반(反)우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에도 공유경제의 이 같은 빠른 성장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대적인 열망을 적절히 충족시켰다는 의미로, 교통 체증의 불편을 파고든 동남아의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들이 바로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웃돈 요구와 가격담합이 예사인 동남아의 택시는 경영난의 이유를 이들 차량공유 업체에서 찾지만 정부 당국과 승객 등의 지지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규모 시위로 홍역을 치른 정부가 호출앱을 운영하는 기술기업은 정부 면허를 받은 대중교통 서비스 업체와 협업을 통해서만 영업하도록 하는 규정을 새로 마련했지만 오토바이 호출 앱은 제외시켰다.

발리 우버 기사 무하매드씨는 “다른 택시 기사들과 불편한 관계가 되면서까지 우버 기사로 일하는 것은 과다한 요금을 책정하면 영업하기도 쉽지 않고 관광객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만 남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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