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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락 전 태국총리 재판 불출석… 총리 “해외 도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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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락 전 태국총리 재판 불출석… 총리 “해외 도피 가능성”

입력
2017.08.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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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지지자들이 대법원 앞에서 검색을 받고 있다. 이날 선고공판에 잉락이 출석하지 앉자 군부 정권은 그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제 구인에 나섰다. 방콕=AP 연합뉴스
25일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지지자들이 대법원 앞에서 검색을 받고 있다. 이날 선고공판에 잉락이 출석하지 앉자 군부 정권은 그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제 구인에 나섰다. 방콕=AP 연합뉴스

국가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된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25일 대법원 선고공판에 불출석했다. 군부 정권은 잉락 전 총리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아프다는 것은 핑계”라며 강제구인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서거 이후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추모 분위기로 잠잠하던 태국 정정이 다시 요동칠 분위기다.

현지 소식통과 매체에 따르면 태국 대법원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열릴 예정이던 재판에 잉락 전 총리가 불출석하자 선고공판을 다음 달 27일로 연기했다. 태국 대법원 칩 쭐라몬 판사는 성명을 통해 “잉락이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변호인을 통해 재판 연기를 신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잉락이 아프다는 걸 믿지 않으며 체포 영장을 발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현지에선 잉락 전 총리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쁘라윳 짠 오차 총리는 “그가 도망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국경 경비 강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그의 소속정당인 푸어타이당 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잉락 전 총리가 재판 직전 결심을 바꿔 해외로 도피했다고 보도했다.

잉락 전 총리가 불출석해 법원은 보석금 3,000만바트(약 10억1,500만원)을 압수했으며, 다음달 공판에서는 그의 출석 여부에 관계없이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유죄 판결 시 잉락의 정치생명은 사실상 끝난다.

잉락 전 총리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으로, 지난 2011년 농가의 쌀을 국제 시세보다 50%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수매제도를 공약해 선거에서 이겼다. 탁신 일가의 정치적인 기반인 북동부(이산) 지역 등의 농민들에게서 큰 호응을 받았으며 취임 후 지속적으로 이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군부 정권은 2014년 5월 쿠데타를 일으켜 그를 총리직에서 축출했고 법정에 세웠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형사부는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잉락 전 총리에 대해 350억바트(약 1조1,800억원) 벌금형과 함께 자산 압류 명령을 내렸다. 잉락 총리의 해외 도피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해외 망명 중인 탁신의 전철을 밟게 된다.

한편, 태국 군부는 이날 잉락 지지자들이 대거 대법원에 모일 것에 대비해 이날 4,000명의 경찰과 병력을 배치했고, 전국 주요 도로에서 잉락 지지자들의 상경을 봉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왕실 모독 혐의로 기소된 학생운동가 자투팟 분팟타라락사(26)이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는 등 태국 군부는 반정부 세력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풀지 않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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