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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정선경기장 임무완수

입력
2018.02.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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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전제로 건설된 1회용 경기장

美 시프린 “슬로프 너무 재미있어”

존속 주장 속 환경단체 “약속대로”

22일 강원 정선군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복합에서 스위스의 미셸 지생이 금메달을 딴 뒤 환호하고 있다. 그 뒤로는 이 곳 자원봉사자들이 마지막 근무를 자축하며 모여 있다. 정선=AP 연합뉴스
22일 강원 정선군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복합에서 스위스의 미셸 지생이 금메달을 딴 뒤 환호하고 있다. 그 뒤로는 이 곳 자원봉사자들이 마지막 근무를 자축하며 모여 있다. 정선=AP 연합뉴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알파인스키 스피드레이싱이 펼쳐진 정선알파인경기장이 22일 8일 동안의 ‘특별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선경기장에서는 15일 남자 활강을 시작으로 22일 여자 복합까지 모두 6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성공적으로 미션을 완수했지만 올림픽을 위해 1회용으로 지어진 경기장이라 풀어야 할 숙제는 첩첩산중이다.

정선 경기장은 환경파괴 논란 속에 건설 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었다. 국제스키연맹(FIS)에서 해발 1,561m인 가리왕산이 최적지라는 의견을 내 2014년 5월부터 시공에 들어갔으나 환경단체들은 심각한 환경 훼손을 야기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올림픽이 끝나면 전면 복원한다는 전제로 정선 알파인 경기장이 탄생할 수 있었다.

올림픽이 임박해서는 선수 선발과 관련해 뜻하지 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달 대한스키협회는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9명 중 4명만 올림픽 무대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 중 경성현(28)은 선수단 결단식에 참가한 뒤 탈락 통보를 받았다. 스키협회는 회전이 주종목인 정동현(30)과 겹친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평창올림픽 개최에 맞춰 새로 지은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뛸 스피드 종목 한국 선수를 내세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성현을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우여곡절 속에 조성됐지만 경기 환경ㆍ시설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추운 날씨와 잘 설계된 코스, 눈 상태까지 최고의 환경을 조성했다는 게 선수들 평가였다. 코스가 길어 변화가 다양하면서도 슬로프 폭이 넓어 선수들이 안전하게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대회전 금메달, 복합 은메달을 거머쥔 미카엘라 시프린(23ㆍ미국)은 23일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하면서 ‘이 슬로프는 훌륭해, 여기서 스키 타는 게 너무 재미있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스키계에서는 정선 경기장을 존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용제 한국일보 해설위원(국가대표 후보팀 감독)은 “정선 경기장을 없애면 국내에 활강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슬로프가 남지 않게 된다”며 “기왕에 지어진 경기장이니만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원상복구하기보다는, 1년에 한 번씩 월드컵 대회를 유치해 국내 스키 발전에 기여하는 등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김동우(23)도 지난 16일 슈퍼대회전 경기 이후 “계속 (코스로) 사용하는 것이 저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좋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반면 환경단체는 약속한대로 하루 빨리 원상태로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국내 스키장이 14개인데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스키장으로 활용한다 해도 연간 50억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원도는 시설 유치에는 급급하더니, 원상복원을 위한 조직을 두지도 않는 등 환경 문제는 방치했다”며 “의지만 있다면 국내 기술로도 충분히 원래 산의 형태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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