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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특파원

등록 : 2017.06.04 00:07
수정 : 2017.07.01 10:51

[특파원 24시] 트럼프가 살려낸 미국의 '화장실 경제'

등록 : 2017.06.04 00:07
수정 : 2017.07.01 10:51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반 트럼프 여성행진’ 시위대를 위해 워싱턴 시내 ‘페더럴 트라이앵글’ 지하철 역 앞에 설치된 이동식 화징실. 돈스존스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가 미국 경제의 부흥과 일자리 회복이다. 세계의 비난을 감수하며, 1일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취임 불과 4개월여 만에 트럼프 대통령 공약이 확실히 달성돼 수요가 폭증하고 일자리가 넘쳐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수도 워싱턴DC 지역의 ‘이동식 화장실’ 산업이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 이후 워싱턴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ㆍ시위가 빈번해지면서 ‘이동식 화장실’ 임대 산업이 초호황이다. 연방정부 규정상 주최측이 참가자 300명당 1개꼴로 ‘이동식 화장실’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화장실 중 20%는 휠체어 장애인도 이용 가능해야 한다.

이날 백악관 인근 ‘내셔널 몰’ 광장에서 트럼프 정권의 대 러시아 유착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진실을 위한 행진’을 주도한 조던 얼씨는 준비과정에서 5,000달러(약 560만원)를 화장실 임대 비용으로 지출해야 했다. 이번이 첫 집회 준비여서 화장실 비용을 예상하지 못했던 얼씨는 지지자들을 상대로 긴급 모금에 나서야 했는데, 유명 여배우인 앨리사 밀라노가 500달러를 보내오는 등 성원에 힘입어 겨우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워싱턴 인근 ‘이동식 화장실’ 임대회사 ‘돈스 존스’를 운영하는 로브 웨그호스트 대표는 “트럼프 정권 이후 시위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회사에 ‘초대박’ 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다른 의미에서 ‘행동하는 양심’들을 좋아한다. 올 봄은 돈이 넘쳐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회사는 워싱턴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난 1월의 ‘반 트럼프 여성 행진’과 이후 ‘환경보호 행진’ 등 주요 시위 때마다 500~600개 화장실을 임대해 큰 돈을 벌고 있다. 개당 하루 임대 비용이 85~125달러인 걸 감안하면, 한 번 시위 때마다 최고 7만5,000달러(1억원)의 수익이 발생한 셈이다.

워싱턴 시내에 설치된 이동식 공중 화장실. 돈스존스 트위터

넘쳐나는 시위로 업계 1위인 ‘돈스 존스’ 만으로는 화장실 공급이 달리자 2, 3위 업체로도 일감이 쏟아지고 있다. 역시 화장실 임대업체인 ‘고타 고 나우’의 프레드릭 힐 사장도 “올해들어 연평균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40%나 늘었으며, 5월에는 매출 증가세가 50%에 달한다”고 말했다. 힐 사장은 “주말마다 시위가 열리는 것 같다. 우리도 그들과 함께 주말마다 활동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반 트럼프 여성행진’ 등 워싱턴 일원에서 다수의 집회를 준비한 제나야 잉그램씨는 “트럼프 정권 이후 집회ㆍ시위가 빈번해지고 그 규모가 커지면서 법이 정한 ‘이동 화장실’을 조달하는 것도 반드시 챙겨야 할 일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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