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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보다 처가에 의존하는 ‘신모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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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보다 처가에 의존하는 ‘신모계사회’

입력
2018.07.31 18:39
수정
2018.07.3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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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100세시대硏, ‘신 모계사회의 도래’ 보고서

육아ㆍ가사노동에 처가 도움… 연락도 시가보다는 처가에

여성 경력단절ㆍ저출산 문제, ‘친정엄마 역할’ 공공보육 서비스 필요

양가 부모로부터 육아ㆍ살림 지원받는 비율. NH투자증권 제공
양가 부모로부터 육아ㆍ살림 지원받는 비율. NH투자증권 제공

육아나 가사노동 등으로 가정을 유지함에 있어 ‘시가’보다는 ‘처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모계사회’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며 집안일에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처가에 의존하는 빈도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31일 발간한 ‘신(新) 모계사회의 도래’ 보고서를 통해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증가하면서 여성과 처가를 중심으로 하는 신 모계사회가 오고 있다”며 “맞벌이 부부의 육아와 가사에 처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가족의 중심이 시가에서 처가로 옮겨감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통계청 조사 결과 육아나 가사노동에 도움을 받는 비율은 시가보다는 처가가 더 높다. 2016년 기준 처가로부터 육아, 살림에 도움을 받는 비율은 15.6%로 시가(7.1%)의 두 배 이상을 차지했다. 맞벌이 부부로 한정하면 처가의 도움을 받는 비율은 19%, 시가의 도움을 받는 비율은 7.9%로 각각 나타났다.

처가로부터 가사노동과 육아에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양가 부모와 연락하는 빈도도 처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 한 번 이상 처가와 연락하는 부부의 비율은 2006년 72.9%에서 2016년 73.4%로 높아진 반면 시가와 연락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79.4%에서 72.9%로 감소했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처가에 연락하는 비율이 76.9%로 시가(71.8%)를 5.1%포인트 앞섰다.

김은혜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여성의 사회적 노동시간이 늘어났지만 육아나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육아, 살림을 처가에서 떠맡게 된 것”이라며 “처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면서 연락 빈도도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고용률은 여전히 남성(71.2%)이 여성(50.8%)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더구나 여성 고용률은 출산ㆍ육아로 직장을 떠나는 30대에 감소한 뒤 40대가 되면 다시 증가하는 ‘M’자형을 그린다. 다시 일에 복귀를 하더라도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해 주는 ‘친정엄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출산ㆍ육아수당 등 금전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육아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 혜택은 근로 소득을 일부 대체해 여성이 집안일에 전념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저출산과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여성이 출산을 해도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보육서비스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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