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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 3년… “명물 국수 만들며 우리고장 가치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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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 3년… “명물 국수 만들며 우리고장 가치 배웠어요”

입력
2018.07.31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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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환경 반영해 다양한 수업 

 역사 탐방서 부동산 게임까지 

 부산 개금여중은 구포국수 체험 

지난해 9월 부산 개금여중 학생들이 국수 제면 체험을 하고 있다. 부산 개금여중 제공.
지난해 9월 부산 개금여중 학생들이 국수 제면 체험을 하고 있다. 부산 개금여중 제공.

“낙동강 하구의 짠 바람 덕분에 구포국수 면발이 다른 곳보다 짭짤하고 쫄깃하답니다.”

지난해 9월 부산 개금여중 1학년 학생들은 ‘자유학기제’ 수업을 위해 부산 북구 구포국수 체험관을 방문했다. 학생들은 부산의 명물 구포국수 속에 숨겨진 역사와 과학에 대한 전문강사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웠다. 그저 동네 시장에서 파는 음식인줄만 알았던 구포국수가 우리나라에서 지명 이름을 따 유명해진 최초의 상품이라는 것도 학생들에겐 새로운 사실이었다. 학생들의 배움은 이날 면을 직접 반죽해 국수를 만들어 먹는 것으로 끝났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김은희(가명ㆍ14)양은 “평소 요리에 자신이 없었는데 수업에서 국수를 만들면서 정말 즐거웠고 진로를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중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 없이 토론ㆍ실습수업 및 진로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지 올해로 3년째다. 교육부에 따르면 30일 현재 전국 3,210개 중학교가 자유학기제를 운영 중이며, 이중 절반 가량인 1,503개교가 자유학기제를 두 학기로 늘린 자유학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정착되면서 각 학교에서는 학생의 관심과 지역환경을 반영한 내실 있고 다양한 수업도 등장했다.

개금여중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지역의 재발견’ 수업은 지역 문화자원을 학습에 활용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개설된 이 수업은 ‘구포국수만들기’ ‘부산진 순절도 속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체험ㆍ토론에서 나아가 학생들이 직접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2018 지역 브랜드 달력’을 만드는 메이커 교육(학생 스스로 제품을 기획ㆍ완성하는 학습)까지 이어졌다. 수업을 지도한 박원주 교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 훌륭한 수업 교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학생들도 지역을 공부하고 홍보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수업은 지난달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하는 제3회 자유학기제 실천사례 연구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학생 진로 성숙도 등 만족도 높아 

 시행 학교 50% ‘학년제’로 확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사회문제 해결에 활용한 교실도 있었다. 경북 고령중학교 학생들은 ‘감동이 있는 기업 만들기’ 활동을 통해 무거운 수레를 끌고 폐지를 줍는 할머니들을 위한 적정기술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펀딩 활동을 했다. 스마트기기를 학습에 활용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중학교 학생들은 월세와 수익을 비교해 투자하는 ‘부동산 게임’을 활용한 수업으로 지역과 도시의 공간구조를 추론하는 능력을 길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7년 자유학기제 운영에 따른 교육성과 변화 분석’에 따르면 자유학기제 시행 이후 각 학생들의 진로성숙도나 학교만족도 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심 인하대 교수학습개발센터 교수는 “자유학기제 운영 초반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학습자 중심의 다양한 교과활동이 계속 개발된다면 인지적 문제해결능력 함양에도 충분히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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