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두선 기자

등록 : 2017.04.20 20:00

이장우 국회의원-시민단체 ‘현수막 명예훼손’ 공방

등록 : 2017.04.20 20:00

이 의원 측, 비방 현수막처벌 요구 수사 의뢰

시민단체, 촛불민심 거역 이 의원 사퇴하라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20일 동구 삼성동 이장우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촛불시민 명예훼손 고소, 이장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대식(앞줄 오른쪽 6번째) 상임대표(민주노총 대전본부장)는 “촛불시민에게 명예훼손 운운하는 이 의원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이장우(대전 동구) 국회의원이 촛불집회 기간 중 대전 지역 여러 곳에 내걸린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민단체는 이 의원에게 유권자들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질 없는 정치인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20일 대전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1월 대전 동구 지역 주요 교차로 등에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리자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게시자를 확인, 처벌해 달라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 의원이 문제 삼은 현수막은 9개로, “이장우는 대전의 박근혜다! 범죄자 박근혜 비호하는 이장우는 사퇴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현수막에 대해 이 의원 측은 게시한 단체나 개인의 명의도 없고, 근거도 없이 이 의원을 비방했다며 촬영한 사진도 경찰에 제출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수막 제작 업체를 통해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임재근 교육연구팀장이 해당 현수막을 주문한 사실을 확인, 참고인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경찰은 임 팀장 등 대상자의 진술과 현수막 게시 경위, 법리 검토 등을 거쳐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임 팀장은 “이 의원 측이 게시자가 현수막에 적혀 있지 않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현수막은 주민들의 성금으로 제작했고, 해당 주민의 이름도 적혀 있다”며 “현수막 내용도 그 동안 해온 촛불집회에서 외친 구호와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못된 사실로, 그것도 주민을 수사 의뢰하는 국회의원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에는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이 의원의 수사 의뢰에 대해 발끈했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전 박근혜퇴진 대전운동본부)는 20일 오전 이 의원 사무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전운동본부는 “촛불 민심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수사를 의뢰한 이 의원의 적반하장 행태에 기가 찬다”며 “촛물 민심을 거역한 이 의원은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 뜻을 배반하고 박근혜의 부역자의 삶을 택한 이 의원에 대해 촛물민심의 명령으로 끝까지 심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의원실 관계자는 “촛불집회를 탄압하려는 게 아니다. 그 동안 의원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어도 문제를 삼은 적이 없었다”며 “누가 내걸었는지도 모르는 근거 없는 비방 현수막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것이지, 시민을 수사 의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올 1월 대전참여자시민연대로부터 “대전시민의 민심을 왜곡하는 지속적인 막말과 독설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시민을 화나게 했다”라는 평가를 받아 ‘2016년 최악의 정치인상’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글ㆍ사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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