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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상 1%p냐 2배냐… "복지부, 자의적 부풀리기"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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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상 1%p냐 2배냐… "복지부, 자의적 부풀리기" 지적도

입력
2015.05.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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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년 기준 땐 보험료 1%p 올리면 명목소득 대체율 50% 달성 가능

자식세대 부담 5.5%p 증가 주장, 보험료 동결 전제로 산출 비현실적

공무원연금개혁의 불똥이 국민연금으로 튄 가운데 휴일인 5일 서울 신천동 국민연금공단에서 출근한 직원들이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연금개혁의 불똥이 국민연금으로 튄 가운데 휴일인 5일 서울 신천동 국민연금공단에서 출근한 직원들이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려면 보험료를 얼마나 더 내야 하는지를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면 보험료를 두 배로 올려야 한다며 여야 합의안에 반대하고 나섰지만,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의 공동위원장이었던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험료를 1%포인트만 올려도 된다”며 복지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이 두 수치 모두 복지부가 계산한 것들로 국민연금 기금의 상태를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따라 셈법을 달리해 나온 수치들이다. 또 복지부가 소득대체율 인상이 미래 세대에 보험료 폭탄을 안기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도 실제와 거리가 있어 담당 부처가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감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배 vs 1%포인트… 기금 기준에 따른 차이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기간 동안의 평균 소득에 비해 얼마를 연금으로 받는지를 뜻한다. 여야는 명목소득 대체율을 40%에서 50%로 높이기로 합의했다. 받는 돈이 늘어나면 보험료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그 증가폭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것이다. 현재는 국민연금 보험료가 9%,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다. 이 체계로 계속 간다면 국민연금 기금은 2060년에 모두 소진된다.

국민연금 기금 소진 기간을 현재처럼 2060년으로 맞추고 소득대체율을 올해부터 50%로 높이려면 보험료는 10.1%가 돼야 한다. 현재보다 1.01%포인트가 오르는 것이다. 이 자료는 복지부가 계산해 김연명 교수에게 제출한 자료로, 김 교수는 이를 토대로 “1%포인트만 높이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복지부는 국민연금 기금에 적자가 발생하지 않고, 일정하게 적립비율을 지키며 2100년 후까지 유지하려면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였을 경우 보험료가 현재의 2배인 16.6~18.8%까지 오른다고 계산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기금 고갈 시점을 기준으로 잡았지만, 복지부는 기금의 지속가능성까지 따져 보험료 증가분을 계산한 것이다.

그런데 복지부 계산대로 2060년 고갈 예정인 기금이 2100년까지 40년 넘게 연장시키려면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한다 해도 보험료를 14.1~15.8%로 올려야 한다. 결국 소득대체율 증가에 따른 보험료 인상은 2%포인트 정도다. 즉 보험료 2배의 상당부분은 50%로 인상한 데 따른 증가분이 아니라, 국민연금 기금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사용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급속한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2060년 기금 소진을 가정해 보험료를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안대로 보험료를 18.8%로 올리면 적립기금의 규모가 2083년에는 GDP 대비 140%나 된다”며 “황당하기 짝이 없는 가정”이라고 비판했다. 2014년 말 470조원으로 GDP의 35%에 해당하는 국민연금의 적립기금은 현재도 그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미래세대 폭탄? 비현실적인 가정 때문

복지부는 소득대체율 인상은 “우리 자식세대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이라며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60년 기금 소진 후 보험료는 소득대체율이 50%일 경우 25.3%로 40%(21.4%)일 때보다 3.9%포인트 높으며, 2083년이 되면 그 차이가 각각 28.4%(소득대체율 50%), 22.9%(40%)로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른 후세대의 부담이 5.5%포인트가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2060년까지 보험료를 전혀 올리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따른 것이며, 그럴 경우 소득대체율이 40%이든 50%이든 보험료가 20%가 넘어 폭탄이 되는 건 마찬가지이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미래를 가정해야 하는데 2060년까지 보험료를 전혀 올리지 않는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이라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나라의 GDP대비 공적 연금(국민연금 기초연금 특수직연금) 지출액이 워낙 낮아, 연금 지출이 미래세대에 과한 부담을 안기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연명 교수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공적 연금 지출액은 0.9%로 0ECD 28개국의 평균(9.3%)의 10분의 1도 안 되며, 28개국 중 꼴찌다. 일본도 지출액이 9.7%다.

특히 2040년이 되면 한국의 노인 인구 비중은 38.2%로 일본(39.6%)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아지지만 연금 지출은 GDP의 9.2%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우리는 과도한 연금 지출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낮은 연금지출로 인해 노인들의 극심한 빈곤이 지속될 것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제갈현숙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가뜩이나 조세 저항이 심한 상황에서 정부가 보험료 2배, 보험료 폭탄 등 부정확한 수치를 근거로 자극적인 주장을 해 국민연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퍼지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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