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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성 기자

등록 : 2018.02.28 04:40
수정 : 2018.02.28 07:39

남ㆍ북ㆍ미 ‘비핵화 대화’ 조건ㆍ해법 동상이몽

등록 : 2018.02.28 04:40
수정 : 2018.02.28 07:39

#단순 접촉 의사 피력한 北美

의중 파악ㆍ의제 조율 끝나야 대화

조건 합의 안 되면 무산 가능성도

전문가 “양쪽 올 연말이 데드라인”

#대화 협상 위한 조건도 달라

美 “核도발 등 멈추고 실천해야”

北 “한미훈련 중단 성의 보여야”

文 정부, 양쪽의 양보 중재 절실

#비핵화 실현 최상 시나리오는

核도발 중단→북미 탐색대화 후

北 체제안전 보장 약속→核동결

“결렬 대비해 장기 플랜 준비해야”

김영철(오른쪽)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파주=사진공동취재단

북한과 미국이 마주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의제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일조차 만만찮다.말 안 통하는 상대란 확신만 키우느니 안 만나는 게 낫겠다 싶을 만큼 남ㆍ북ㆍ미 ‘비핵화 대화’ 인식의 간극은 크다.

대화라 표현된다고 모두 같은 대화가 아니다. 일단 ‘접촉’ 단계는 상대의 존재를 확인하는 용도일 뿐이다. 다음 단계인 ‘탐색 대화’는 상대 의중 파악, 이어지는 ‘예비 대화’는 의제 조율, 최종 ‘대화’는 의제별 합의가 각각 목표다. 전제 조건을 달긴 했지만 현재 단순 접촉 의사는 북미 양측 모두 피력한 상태다. 미국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자국 본토 공격 능력을 갖기 전에, 북한은 미 주도 대북제재의 타격이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해지기 전에 상대를 뜯어말릴 필요가 있다. 양쪽 다 올 연말을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문제는 협상이 개시되기 위한 조건을 양측이 완전히 달리 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게 협상 시작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할 경우 줄 수 있는 보상의 하나지만, 북한은 거래의 결과물로 판단한다. 다시 말해 먼저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을 멈추겠다고 공언한 뒤 그 약속을 실천해야 비로소 탐색 대화에라도 들어갈 수 있다고 미국은 여기는 반면, 북한은 미국도 동시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이나 규모 축소 같은 성의를 보여야 대화에 응할 체면이 선다는 게 현재까지의 입장이다. 중재는 한국 몫이다. 미국이 북한 유인을 위해 조금이라도 양보하도록, 북한은 미 요구를 받아들이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

출구도 한 갈래가 아니다. 한미가 추구하는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다. 반면 북한이 바라는 건 핵을 보유한 채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평화협정도 체결하는 것이다. 관건은 미국이 북한 핵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외교 소식통은 27일 “북한이 압박을 버텨내고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ICBM을 완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이 판단할 경우 핵 제거였던 목표를 비확산, 즉 핵 봉쇄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정이 현실화한다면 ‘핵 있는 평화’를 거부하는 국내 보수 진영의 반발로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 공산이 크다.

비핵화 로드맵도 여러 가지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핵ㆍ미사일 도발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의사가 한국을 통해 미국에 전달되고 이를 계기로 양측이 탐색 대화에 착수한 뒤, 중국까지 포함한 한반도 주변 4개국이 북한에 체제 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식으로 북한의 핵무기 생산 중단, 즉 동결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비핵화 로드맵 입구로 삼고 논의가 진전되면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국제사회의 단계별 조치를 일괄 협의한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2단계 구상이다.

이와 함께 ‘북한 핵ㆍ미사일 실험과 한미훈련 동시 중단→ 북미 평화협정→ 비핵화 또는 핵군축’이라는 북한 로드맵과의 접점 도출을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최종 보상책이 아니라 로드맵 초기 유인 수단으로 삼는 방안도 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미대화가 예비 대화 단계에서 결렬될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관여와 군사적 북핵 억지, 북한의 전향을 위한 압박, 북한 내 자생적 변화 유도 등 복합적 장기 플랜을 짜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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