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기자

등록 : 2018.05.07 16:40
수정 : 2018.05.07 17:51

현실 동떨어진 1020 ‘로코’... 아이돌 스타도 어쩔 수 없네

등록 : 2018.05.07 16:40
수정 : 2018.05.07 17:51

‘위대한 유혹자’ 시청률 2.2%

진부한 메시지로 공감 못 얻어

‘어른 멜로’ 강세 속 고전 계속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는 청춘스타 박수영(왼쪽)과 우도환을 앞세우고도 1일 마지막 회 시청률 2.2%(닐슨코리아 기준)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더 틱톡 제공

20대 주인공이 등장하는 로맨스 드라마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20세대 시청자를 타깃으로 신세대 배우와 아이돌 스타를 내세우고 있지만, 별다른 마케팅 효과를 못 본 채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30대 이상 남녀의 사랑을 그린 ‘어른 멜로’의 강세 속에 20대 드라마의 고전이 이어지고 있어 드라마 내용이 획일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는 지난해 KBS2 드라마 ‘매드독’과 OCN 드라마 ‘구해줘’로 떠오른 샛별 우도환과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박수영(조이)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일 마지막 회 시청률 2.2%(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위대한 유혹자’는 종방 하루 전엔 자체 최저 시청률 1.5%를 기록했다. MBC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로 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KBS 드라마 ‘맨홀’의 1.4%) 기록까지 경신할 뻔했다.

지난달 24일 종방한 OCN 드라마 ‘그남자 오수’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0.1~0.3% 대시청률을 보이다 마지막 회 시청률 0.4%로 퇴장했다.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신세대 스타 윤두준과 청춘 스타 김소현이 호흡을 맞춘 KBS2 ‘라디오 로맨스’도 극 후반부 2~3% 대를 기록하며 조용히 막을 내렸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청춘남녀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는 ‘시청률 보증수표’였다. 1020세대의 연애세포를 자극하며 사랑 받았다. KBS2 ‘꽃보다 남자’(2009)가 대표적이다. 재벌가 남자구준표(이민호)가 학교에서 왕따 신세인 여자 금잔디(구혜선)를 사랑하게 되는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젊은 층에 판타지를 제공했다. “금잔디는 구준표라는 별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달이야”라는 등 여러 명대사들이 20대 사이에서 패러디되며 화제를 모았다.

프랑스 유명 고전소설 ‘위험한 관계’를 밑그림으로 삼은 ‘위대한 유혹자’는 ‘꽃보다 남자’와 엇비슷한 남녀 관계를 그렸다. 라면도 못 끓이는 바람둥이 재벌 권시현(우도환)이 사랑에 무관심한 우등생 은태희(박수영)와 조건 없는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을 담았다. 낭만을 자극할 내용이지만 취업난 등으로 각박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마음을 흔들지는 못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로맨스 판타지는 이제 젊은이들의 흥미를 끌지 못 한다”며 “드라마 시장에서 작품 수도 증가하고 내용도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어른 멜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라마는 대중상품인 만큼 시청자의 공감을 사야 하는 데, 재벌가의 사랑 이야기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 40대 중년 주인공의 현실감 있는 로맨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플랫폼의 이용 변화에서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1020세대가 TV가 아닌 스마트폰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 로맨스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현실적인 연애이야기를 담은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전지적 짝사랑 시점’ 등이 등장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젊은 층으로부터 환영 받고 있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TV의 주 시청자가 중년으로 변화하면서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생산은 늘고 있는 반면, 눈높이가 높아진 20대 시청자들은 작품성 떨어지는 로맨스 드라마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국 차원에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제작진이 기존에 선보인 진부한 메시지를 벗어나 1020세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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