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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 김정은, 핵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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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 김정은, 핵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입력
2018.05.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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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김현호 뉴시스 상임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뉴시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김현호 뉴시스 상임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뉴시스

4·27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인 '판문점선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16년 대한민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증언을 통해서다. 태 전 공사는 14일 언론에 공개한 그의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저서에서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 다른 방식으로 신과 같은 존재가 되고자 했고, 그 방식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포 정치였다"며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운을 뗐다.

태 전 공사는 "이것으로 카리스마를 형성하고 신적인 존재가 되지 않으면 체제는 물론 김정은 자체가 무너진다"며 "김정은이 그토록 핵과 ICBM에 집착하고 장성택 숙청으로 대표되는 공포정치를 휘두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적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이번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정상이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합의한 데 주목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는 그간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으로 결국 주한미군을 몰아내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태 전 공사는 "김정일은 '미국은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연습을 계속하고 있고 언제라도 핵무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 오직 우리(북한)의 핵으로 미국의 핵을 몰아내고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낼 때만이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태 전 공사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중국 외교부장 리조성과 북한 외무차관 강석주가 나눈 대화를 근거로 한반도 비핵화가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한다고 봤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에 가장 분노한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었다"면서 "1차 핵실험 사흘 후 중국 선양에서 리조성과 강석주가 비밀리에 만났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가 밝힌 북한 외무성 회담기록문에 따르면 리조성은 강석주에게 "김일성 동지는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유산을 남겼으나 지금 조선 동지들은 그의 사상과 유산을 어기고 있다"며 "김일성 동지께서 조선반도 비핵화 사상을 제시하신 것은 조선과 같은 작은 나라가 핵 경쟁에 말려들 경우 과중한 경제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붕괴될 수 있음을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돼 있다.

그러면서 리조성은 "이제라도 핵 개발을 중지하면 중국은 경제 군사적지원을 늘릴 것"이라며 "핵으로는 조선을 지킬 수 없다. 경제부터 조속히 회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석주는 "조선반도 비핵화란 우리만의 비핵화가 아니라 남조선까지 포함한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뜻한다"며 "미국은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훈련을 계속하고 있고, 언제라도 핵무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조선반도는 결코 비핵화되지 않는다. 오직 우리의 핵으로 미국의 핵을 몰아내고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낼 때만이 가능하다"며 "수령님의 조선반도 비핵화 사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중국이 조선과 미국의 관계를 중재해주기 바란다"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언급을 그대로 전했다.

태 전 공사는 "강석주가 사용한 이 논리는 이후 북한의 일관된 핵 논리이기도 하다"며 "북한이 다른 것은 몰라도 핵 문제만큼은 결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절감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북한 핵은 체제 보장을 위해 갑자기 개발된 것이 아니고 6·25 때 핵 공포를 확인한 김일성이 핵 개발을 시작했고, 1950년대에 이미 원자폭탄 개발 핵 연구소를 설립했다"고 전제한 뒤 "1970년대 중반 이후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를 선언했으나 이것은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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