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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원투수' 김병준 내세운 한국당, 바닥에서 시작할 준비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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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원투수' 김병준 내세운 한국당, 바닥에서 시작할 준비됐나

입력
2018.07.17 19: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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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대선에 이은 지방선거 참패로 궤멸적 위기에 빠진 자유한국당의 재건과 중흥을 이끌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그러나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당 쇄신의 주도권과 절차ㆍ방향 등을 놓고 온갖 잡음과 추태를 연출한 친박ㆍ비박 계파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데다, 비대위원장의 성격과 역할, 권한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은 보수를 넘어 한국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큰 꿈을 밝혔지만, 그에 앞서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등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맨땅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희생과 헌신의 각오를 보여 줘야 그나마 희망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추천으로 그제 의원총회의 추인과 어제 전국위원회 승인을 거친 김 위원장은 수락연설에서 "한국정치를 계파 및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게 하고 가치 및 정책 논쟁이 정치의 중심에 자리잡게 하겠다"며 자신의 구상을 에둘러 표현했다. 당 재건을 위해선 인적청산을 통한 계파 해소가 우선 과제지만 자신의 참여정부 전력을 문제삼으며 김 대행 사퇴를 요구해 온 친박계 기류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신중한 행보에서 보듯, 비대위 앞길엔 암초가 널려 있다. 당장 '관리형'인지, '전권형'인지부터 명확하지 않다. 성격이 불분명하니 권한도 활동시한도 갑론을박이다. 한국당 개혁의 핵심인 인적 청산과 노선 재정립 로드맵이 강한 반발에 부닥쳐 '그 나물에 그 밥'식의 용두사미가 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더구나 김 위원장에겐 밀어줄 세력도, 휘두를 공천권도, 축적된 정치력도 없다. 김 위원장 취임이 갈등 해소의 끝이 아니라 ‘내홍 시즌2'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뒤집는 유일한 길은 야당 재건을 바라는 보수여론에 기대는 것이다. "꿈을 위해 싸우다 죽으면 더 영광"이라고 말했으니 집권을 향한 이념과 가치의 공감대를 분명히 한 뒤 그 깃발 아래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의와 파부침주(破釜沈舟) 의 각오로 집을 새로 짓고 사람을 널리 구하는 것이다. '현실정치'를 앞세운 저항에 굴복해 적당히 타협하는 순간, 한국당도 김 위원장도 끝이다. 그게 김병준이 선택한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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