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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 못 잡고 연립 등 서민주택에만 타격 준 8ㆍ2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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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 못 잡고 연립 등 서민주택에만 타격 준 8ㆍ2대책

입력
2017.10.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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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택 중위 매매가격 3년4개월 만에 첫 하락

연립ㆍ단독주택은 떨어졌지만 아파트는 오히려 올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전국 주택의 중위 매매 가격(중간 가격)이 3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은 올랐지만 서민들이 많이 사는 연립(다세대)과 단독주택(다가구 포함)의 중위 매매가격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정부 규제가 오히려 서민들의 자산 가격 하락과 자산 양극화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KB부동산의 9월 주택가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의 중위 매매가격은 2억9,458만원으로, 전달보다 196만원 떨어졌다. 전국 주택의 중위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4년 5월 전월 대비 13만원 떨어진 뒤 3년4개월 만이다. 중위 매매가격은 주택의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한 값을 뜻한다. 초고가ㆍ최저가 주택 거래는 제외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택 매매가격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이러한 수치만 보면 8ㆍ2 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같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전국 주택의 중위 매매가격 하락은 연립ㆍ단독주택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전국 단독주택의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달 3억332만원으로 전달보다 161만원 하락했다. 연립주택의 중위 매매가격(1억6,106만원)도 같은 기간 164만원 떨어졌다. 반면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오히려 110만원 오른 3억1,645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러한 흐름은 8ㆍ2대책의 규제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8월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45% 올라 전국 평균(0.35%)을 앞질렀다. 같은 기간 수도권 연립ㆍ단독주택의 중위 매매가격은 각각 1.14%, 0.91% 떨어져 전국 평균(연립 -1.01%ㆍ단독주택 -0.53%)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현재 40곳의 청약조정대상 지역 중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과천ㆍ성남ㆍ하남ㆍ고양ㆍ남양주ㆍ광명ㆍ화성 동탄2 등 32곳이 수도권에 위치해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4월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양도 차익이 큰 아파트는 보유하고, 가격이 저렴하면서 집값 상승여력이 낮은 연립주택 등을 처분하기 위해 시세보다 싸게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 외곽이나 비인기 주택의 가격 하락 폭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립ㆍ단독주택의 가격 하락 폭이 커지고, 떨어진 매매가격이 시세를 형성하게 될 경우 서민들의 부동산 자산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집값을 잡겠다고 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서민의 자산증식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가격상승 여력이 비교적 확실한 서울 지역 아파트의 가격은 오르고, 외곽지역 연립ㆍ단독주택 가격은 떨어지면서 자산 양극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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