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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韓사드 실제 배치 가능성 낮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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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韓사드 실제 배치 가능성 낮게 봐"

입력
2017.03.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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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운 연구교수, 2014∼2016년 中시사토론 프로그램 분석

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사후 면세점이 중국 관광객 감소로 잠정 폐점하여 문을 닫아 놓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추진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여행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함에 따라 따라 국내 관광·면세 업계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뉴시스
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사후 면세점이 중국 관광객 감소로 잠정 폐점하여 문을 닫아 놓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추진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여행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함에 따라 따라 국내 관광·면세 업계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뉴시스

한반도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중국인들의 심리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학계에 따르면 백지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최근 발간된 계간지 '역사비평' 118호에 실린 논문 '중국의 TV 시사토론 속의 한국과 북한'에서 많은 중국인이 사드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연구는 홍콩 봉황TV가 제작하는 시사 프로그램 '시사변론회'(時事辯論會)의 2014∼2016년 방송분만을 분석, 지난달 28일 국방부가 롯데와 성주골프장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드 배치가 급물살을 타고있는 현재의 상황은 반영하지 않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시사토론 프로그램인 시사변론회는 패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찬반 토론을 벌이고 시청자들도 투표와 온라인 게시판 글쓰기 등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사변론회에서는 2014년부터 3년간 총 17회에 걸쳐 한국의 사드 문제를 다뤘다. 그중 15회가 2016년에 집중됐다.

백 연구교수는 "시사변론회에서 사드 배치를 한중관계의 악화와 연동시킨 질문이 6회나 제기됐고, 거기에 시청자 절대다수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2016년 8월 25일 방송의 의제는 '사드는 한중관계를 무너뜨릴 것인가'였는데, 2만7천여명이 투표해 찬성률이 97.9%나 됐다.

이에 앞서 7월 27일 '한국 사드 배치, 중국은 '무역 냉기(압박)'로 대응해야 하나'라는 질문에도 5만4천여명이 투표에 참여해 97.3%라는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 내 사드 배치의 실질적 가능성에 관한 질문들에는 투표자의 상당수가 부정적으로 답했다는 것이다.

2016년 3월 1일의 의제 '중국이 대북제재 동의하면 한미는 사드 배치 중단할까'는 찬성률이 80.1%였고, 그해 10월 10일 '사드 배치 김빠졌나'는 찬성률이 71.8%에 달했다.

시사변론회의 사드 관련 의제 중 가장 많은 사람이 투표한 질문은 2016년 9월 1일 방송된 '사드 배치에 반대하기보다 북핵 철거에 착수하는 게 낫다"였다. 이날 투표한 시청자 26만여명 가운데 찬성은 44%이고 반대는 56%였다.

이에 대해 백 연구교수는 "(중국의 민심이) 사드 문제에 강경 일변도인 정부 언론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갈피를 잡지 못하는 곤혹스러운 심리상태를 드러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연말까지 사드 배치의 현실성을 부정하려는 낙관주의가 대체로 일관되게 드러났다"며 "이는 겉으로는 강경하지만 안으로 불안을 숨기는 중국 대중의 모순된 심리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낙관주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잠시 힘을 얻었다고 백 연구교수는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12일 '박근혜 직무 정지, 사드 배치도 정지될까'라는 질문에 대해 투표자의 90.6%는 '그렇다'를 선택했다.

백 연구교수는 "중국인들은 박근혜라는 개인의 요소가 사라지면 사드 정국도 해결될 것이라고 봤다"며 "사드 반대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한국을 설득하지 못하는 불안한 심리, 사드 배치가 현실화됐을 때 초래할 난국과 대면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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